플라스틱 물통에 담아 온 직지사 버들치
버들치가 죽었다
엄마, 물고기가 나무가 되었어요!
나는 창밖에 서 있는 버드나무들을 바라본다
■'버들치'는 '버드나무 밑에서 노는 물고기'라는 데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정말 그런 것도 같다. 여름에 물가에 서 있는 버드나무 아래를 보면 그 이전 해에 떨어진 버드나무 잎들이 물속에 켜켜이 쌓여 있는데 그 사이로 버드나무 낙엽처럼 생긴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크기도 꼭 그만하고 말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이 시를 다시 읽어 보면 한편으로는 참 슬프고 또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하다. 죽은 버들치가 있었어야 할 곳은 저기 버드나무 아래 물속인데 싶은 마음이 들어 안타깝고, "엄마, 물고기가 나무가 되었어요!"라고 외치는 아이의 예리한 관찰력은 자못 감동스럽기까지 해서이다. 더 나아가 나는 이런 생각도 해 본다. 올해 핀 버드나무의 저 푸른 새 이파리들은 어쩌면 차마 아쉬워 이승을 여태 헤엄치고 있는 버들치들의 영혼이 아닐까라고 말이다. 채상우 시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