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대권 가도 닦은 실무조직
양정철 전 비서관이 산파 역할
임종석 비서실장 등 청와대 요직에 중용돼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상수동 광흥창역 인근에 사무실을 내고 대선 준비를 위한 실무팀을 가동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이 산파 역할을 했다. 양 전 비서관은 여의도와 가까운 마포 일대를 걸어 다니면서 지하철역과 가까우면서 임차료가 저렴한 사무실을 물색했다.
라인업을 짜는 것도 양 전 비서관의 몫이었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윤건영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등 문 대통령 측근 그룹을 주축으로 임종석 전 의원 등이 가세했다. 특히 양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표와 별다른 인연이 없던 임 전 의원을 3번 찾아가 캠프에 합류하도록 설득했다.
지난해 연말 안희정 충남지사 경선캠프로 가면서 광흥창팀에서 빠진 윤 전 대변인을 제외한 14명을 정치권에서는 ‘광흥창팀’, ‘상수동팀’으로 불렸다.
이들은 대권 재수에 나선 문 전 대표의 비서실 역할을 했다.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한 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아 떨면서 심야 회의를 하면서도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는 광흥창팀 멤버들이 민주당 선대위를 거쳐 청와대에 속속 입성하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제1부속비서관에 내정된 송인배 전 선대위 일정총괄팀장, 국정상황실장에 내정된 윤건영 전 선대위 상황실 부실장, 연설비서관에 내정된 신동호 전 선대위 메시지팀장이 모두 광흥창팀 멤버들이다. 이들은 아직 정식 임명장을 받지 않았지만 청와대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이들이 맡게 될 자리는 비서관급 보직 중에서도 요직이다. 제1부속비서관은 대통령의 일정을 관리해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자리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된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인 정호성 씨가 제1부속비서관이었다.
국정상황실장은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 맡는다. 참여정부 때는 이광재 전 의원,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이 국정상황실장을 차례로 맡았다.
대통령 연설문을 담당하는 연설비서관은 수시로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이다. 신 전 팀장은 많은 국민들을 울컥하게 만든 문 대통령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를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정무비서관에 내정된 한병도 전 의원과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국정기록비서관에 내정된 조용우 전 선대위 공보실장도 광흥창팀 일원이다. 조 전 팀장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광흥창팀에 합류했다.
조한기 전 선대위 SNS부본부장은 의전비서관에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진석 서울대 의대 교수는 사회수석실 비서관에 기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대선 출정식을 기획한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행사기획비서관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이 모두 임명장을 받으면 광흥창팀 14명 중 9명이 청와대에 입성하게 된다. 비서실장 휘하에 있는 비서관급 26자리 중 8자리를 광흥창팀이 차지하게 된다. 아직 자리가 정해지지 않은 안영배 전 국정홍보처장 등 나머지 멤버들도 청와대 등에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광흥창팀이 사실상 청와대로 옮겨간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다만 양정철 전 비서관은 대통령 곁에 있지 않겠다면서 '퇴장'을 선언해 다른 광흥창팀 멤버들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양 전 비서관은 조만간 뉴질랜드로 출국해 해외에 장기 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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