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기대·외인 러브콜…코스피 3000 갈수도"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사상 최고치 행진 중인 국내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한 것일까.
17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째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액은 545조685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또 경신했다. 비중은 전체 상장주식 시가총액의 32.7%.
외국인의 러브콜이 이어지며 코스피는 2300선까지 치솟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약 9.0배에 불과하다. 지수는 올랐지만 지난해 고점인 10.8배는 물론 과거 10년 평균인 9.8배를 밑도는 수준이다. 기업의 실적 증가율이 지수 상승률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증시 관전 포인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따른 국내 증시 레벨업(level up) 여부다. 내부 환경은 좋다. 이미 지난해 100조원을 넘어선 상장사 순이익이 올해는 1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국 증시 내 최고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세와 리스크 프리미엄의 추세적 하락 기대감으로 한국 증시의 PER가 12배인 신흥시장 수준까지 올라갈 경우 코스피는 3000까지 오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업의 주주친화정책과 새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정책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고 있다. 새 정부는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가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2014년 2월 일본 금융청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표한 이후 일본 니케이(Nikkei)는 2014년 1월 1만4000 수준에서 1년 후 2만을 돌파했다. 미국의 경우 자사주 매입이 많은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S&P500 바이백(Buy back) 지수의 상승 폭이 S&P500 지수의 3배에 달한다.
외부 환경도 나쁘지 않다.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16일(현지시간) 발표된 경제지표 혼조에 따른 우려가 나왔지만 글로벌 경기의 안정적 확장세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산업생산은 3년 만에 최대치로 늘어난 반면 주택착공 실적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증시 전반의 수급 변화를 이끌 이벤트도 주목할 부분이다.
6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연례 시장분류, 펀드 환매 둔화 가능성, 우정사업본부 차익거래시장 복귀 등이 대표적인 이벤트다. 우선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 통합계좌제도 도입과 증시ㆍ환시 거래시장 연장조치 등을 고려하면 한국이 선진지수 리뷰 리스트(Review List)에 다시 포함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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