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9일(현지시간) 전격 해임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차관의 권고를 받아들여 코미 국장을 경질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FBI는 미국의 가장 소중하고 존경받는 기관"이라며 "오늘 미국은 사법당국의 꽃인 FBI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을 해임하며 그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 장차관의 권고를 받아들인 결정"이라며 "지금 당장 사무실에서 떠나달라. 해임 효력은 즉시 발생한다"고 코미 국장에게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와 관련한) 조사 대상이 아님을 알려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지만 당신이 연방수사국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코미 국장의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새 FBI 국장 인선에 즉각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미 국장은 공화당 출신으로 2013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했다. 코미 국장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대선 캠프 관계자들이 러시아와 유착돼 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이와 관련해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코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에 대한 파장이 커지면서 코미 국장과 백악관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기도 했다.
코미 국장은 지난해 미 대선을 열하루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결정하면서 선거 개입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CNN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대부분의 백악관 인사들이 코미의 해고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매체는 트럼프가 월요일과 화요일 공식 일정을 모두 비워둔 것이 코미의 해임과 관련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FP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국장 해임이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FBI 국장의 임기는 10년이지만 대통령이 해임할 수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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