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한 기술 기업 CEO가 가정폭력으로 기소되었다가 검사와의 형량 협상 끝에 경범죄 혐의로 처리되자 피해자인 아내가 거센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간 샌프란시스코클로니클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가정폭력으로 기소된 인도 출신의 스타트업 CEO 아비셰크 가타니(37)가 중범죄가 아닌 '공격적 행동'을 했다는 경범죄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전직 애플사 엔지니어였던 아내 네하 라스토지(35)는 가타니가 잠재적 이민 가능성 때문에 감형받았다고 주장하며 ‘형량 협상’의 결과를 비난했다.
라스토지는 “이 (형량 협상)제도로 아비셰크의 이민자 지위를 고려한 결과가 내 딸과 내 권리를 완전히 짓밟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형량 협상은 사법 거래의 일종으로 미국에서는 검사와 피고인 사이에 유죄를 인정하는 대가로 형량을 낮춰주는 협상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타니는 영주권자로 중범죄 선고를 받을 경우 미국에서 추방된다. 그는 2003년부터 합법적으로 체류해 왔으며 현재 9명의 직원을 두고 소비자 분석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라스토지와 그의 딸(3)은 미국 시민권자다.
가타니는 지난해 7월 라스토지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는 2013년에도 가정폭력으로 기소된 적이 있지만, 그때 역시 형량 협상으로 경범죄 처리돼 미국에 남았다고 알려졌다.
지난 4월28일 법정기록에 따르면, 브라이언 웰치 검사는 증거력과 라스토지의 비일관적인 진술, 재판을 계속할 경우의 승소 가능성 등 여러 요소를 검토한 결과 이같이 형량 협상을 하는 것이 타당했다며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피고인의 이민자 지위는 감형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하나의 요소에 불과할 뿐이다”며 “2013년의 경우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본부 박혜연 기자 hypark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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