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비선진료' 김영재·박채윤 부부에 징역형 구형

김영재 원장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진료' 의혹으로 기소된 김영재 원장과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 부부에 대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특검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원장 등의 의료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김 원장에게는 징역 2년6개월, 박 대표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청구했다.

특검은 "공식 절차 밟지 않고 의료기관도 아닌 청와대 관저에서 대통령에 대한 처방을 하고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건강에 큰 위해를 끼친 게 아니라고 해도 이들의 행동을 비선진료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어 "이들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부부에게 고가의 선물과 의료시술 등을 제공했다"며 "특히 '최순실 사태'로 국민적 의혹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게 하려면 이들에게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 부부가 모두 반성하고 뉘우치면서 특검의 수사에 협조한 것은 유리한 정상이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김 원장은 "그동안 저희들의 안일함과 무지함, 욕심과 교만으로 생긴 죄들에 대해서 깊은 반성을 했다"며 "선처를 베풀어 주신다면 저의 안면마비 기술로 힘든 사람을 도우며 살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살아왔는데, 이번 특검 수사와 재판을 통해 사회법도 모르고 살아왔다는 것을 깊게 깨달았다"며 "깊이 반성하고 후회 중이고 다시 사회에 복귀한다면 자숙하며 여생을 어려운 사람들 위해서 살겠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들 부부와 함께 기소된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전 대통령 자문의)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김 전 원장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건강을 관리하는 사람임에도 국가 2급 기밀인 대통령 혈액까지 빼냈다"면서도 "다만 대통령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행한 일이고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시인했다"며 집행유예를 구형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원장은 "잘못한 것에 대해 인정한다"며 "계속 진료를 할 수 있게만 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김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미용 성형 시술을 하고, 국회 청문회에서 거짓으로 증언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박 대표는 김 원장과 공모해 안 전 수석 부부에게 4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을 20여 차례 진료하고도 '비선 실세' 최순실씨나 그 언니 최순득씨를 진료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이달 18일에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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