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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쇼크' 안고 사는 국민들…통신비 1조원 더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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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데이터 사용량 갈수록 증가
요금 폭탄 나올까 고가요금제 선택
부가서비스 등 가계부담 연간 1조원
정치권 빌쇼크 해결 통신비 정책 속속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출퇴근길, 스마트폰으로 뉴스나 동영상을 보는 30대 직장인 송준호씨. 작년 그는 6.5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기본 제공하는 5만원대의 LTE 요금제를 썼다. 자신의 평균 데이터소비량이 5GB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말이면 항상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혹시나 기본 제공량 이상의 데이터를 쓰다가 요금폭탄을 맞을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부터 6만원대의 무제한요금제로 바꿨다. 세 달 간 청구서를 받아보니, 자신의 평균 데이터소비량은 여전히 5GB였다. 그는 세 달 간 3만원의 요금을 불필요하게 지출한 것이 아닌가 싶어 불편하다.


'빌쇼크' 안고 사는 국민들…통신비 1조원 더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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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사용 증가로 인한 요금폭탄 부담, 즉 '빌쇼크(Bill shock)'가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1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1년새 가입자 당 데이터 사용량은 30% 가량 증가했다. SK텔레콤의 가입자는 한 달에 5.4기가바이트(GB), KT 가입자는 6GB, LG유플러스 가입자는 6.5GB를 각각 썼다.


이동통신3사는 공통적으로 LTE가입자의 증가와 데이터사용량의 증가를 1분기 호실적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은 빌쇼크로 인해 필요 이상의 고가 요금제를 쓰는 실정이다. 동영상·방송 시청, 게임, 음원 스트리밍이 늘어나면서 나도 모르게 데이터 요금이 과도하게 청구될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대신증권이 지난해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를 추정·분석한 바에 따르면, 11GB의 기본데이터를 제공하는 LTE무제한요금제 가입자 838만명 가운데 400만명 가량은 데이터소진율이 4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기본제공량의 절반도 쓰지 않았다. 밥 한 그릇이면 배가 부른데, 두 그릇 값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요금제의 단계별 가격차는 대략 5000원 정도 된다. 이동통신가입자를 5000만명으로만 잡고 이중 20%가 빌쇼크에서 벗어나 요금제를 한 단계만 다운그레이드 한다면, 연간 6000억원 정도가 절감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빌쇼크는 부가서비스 이용도 부추긴다. 이통사들은 소비자가 기본데이터 제공량을 소진한 이후에 비교적 느린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부가서비스를 5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가입자가 혹시 모를 요금폭탄을 5500원으로 방어하는 일종의 보험 성격을 띠고 있다.


이 서비스 이용자는 전체 가입자의 10% 정도로 추정된다. 여기서 국민들이 지출하고 있는 비용만도 연간 3300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빌쇼크가 가계에 연간 1조원에 가까운 통신비 부담을 지우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은 이런 상황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주요 후보들의 정책으로도 드러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 데이터는 기본권이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정보를 얻고 공유하는 것이 일상생활의 필수적인 부분이 된 세상에서, 데이터는 전기·수도 등과 같은 보편적 인프라 서비스라는 것이다.


안 후보가 내세운 주요 통신정책은 '온국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다. 가입한 데이터 용량을 모두 소진한 후에도 요금폭탄 걱정없이 카카오톡이나 뉴스소비 등 기본적인 데이터 서비스는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이다. 속도제어형 데이터서비스로, 향후 5G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남는 3G·4G 대역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ICT 공약집을 통해 "통계청에 따르면 한 가구, 한 달에 12만4500원, 1년이면 150만원을 이동통신 요금으로 지출한다. 식비와 교육비를 제외하면 가계지출에서 통신비 비율이 제일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전화 요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데이터 요금 체계를 확 바꾸겠다. 다양한 데이터 요금 할인상품 확대를 장려하겠다. 또한 쓰고 남은 데이터는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도록 하고 가족과 지인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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