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이어 삼양라면도 가격인상
업계 전문가 "농심 가격 인상 후 보통 6개월 내 경쟁업체 인상 진행"
오뚜기·팔도 연내 가격 인상 가능성 높아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라면 인상 행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국내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이 지난해 12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 후 경쟁업체들은 계속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올해 들어 삼양라면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식품업계 특성상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린 이후에는 뒤따라 가격을 모두 올리기 때문에 오뚜기와 팔도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기의 문제지만 연내 오뚜기와 팔도도 가격을 올릴 것이란 게 대다수 업계 정통한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양식품은 다음달 1일부터 삼양라면을 비롯한 12개 브랜드 제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한다고 28일 밝혔다. 삼양식품의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 2012년 8월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맛있는라면, 나가사끼짬뽕 등 주요 제품 가격이 50원 오른다. 이에 삼양라면은 760원에서 810원, 불닭볶음면은 1000원에서 1050원, 나가사끼짬뽕은 1000원에서 1050원 맛있는라면은 1000원에서 1050원, 간짬뽕은 1000원에서 1050원, 짜짜로니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인상된다.
최근 출시한 불닭볶음탕면, 김치찌개면, 갓짬뽕, 갓짜장 등의 가격은 올리지 않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인건비, 물류비, 수프 재료비 등 원가 상승 압박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며 "대표적인 서민식품인 라면의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드리게 되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농심은 지난해 12월 신라면,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6.4%),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 육개장사발면은 800원에서 850원으로 각각 올랐다.
당시 농심은 라면가격 인상에 대해 "2011년 11월 마지막 가격조정 이후 누적된 판매관련 비용,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분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제 자연스럽게 시선은 오뚜기와 팔도에 쏠리고 있다. 양사 모두 "계획이 없고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겼다. 그러나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따.
오뚜기의 경우 2008년 이후 가격인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팔도도 2012년 8월 이후 가격을 올린 적이 없다. 양사 모두 내부에선 가격인상요인이 누적되온 만큼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김태현 연구원은 "농심 가격인상 후 1~6개월 후에 경쟁사들도 가격인상을 진행해왔다"며 "농심의 가격인상에 의한 물량 하락이 완화되기 시작하는 2분기부터 오뚜기 라면이 가격 인상을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 정통한 한 관계자는 "1위 업체 농심이 총대를 매고 가격 인상을 진행했고 삼양식품도 가격을 올렸다"며 "오뚜기와 팔도도 올해 가격을 인상을 해야 하는 당위성에 직면했고 흐름을 타야하기 때문에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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