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본다
얇은 종이를 넘기는 당신의 손끝이
감정으로 일그러진다
"음악을 할 걸 그랬어"
인터뷰에는
구성이 있고
몸과 삶에도
각본이 있는데
사람은 그걸 잊는다
(중략)
기시감 또는
점도 높은
질투
종이 안에 활짝 웃는
사람을
사람이 바라본다
녹음기가
켜져 있다
당신 곁에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다.' 누군가는 이 문장을 어느 광고의 메인 카피로 만났을 것이고, 누군가는 어느 유명한 시인의 시로 기억할 것이다. 어쨌거나 상관없다. 대개의 사람들은, 그래, 타인으로부터 주목받는 생이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인터뷰는 그 증거이거나 가능성이다. 그런데 어느 인터뷰를 보든 시인이 고른 단어들 그대로 "기시감"이 느껴지고 슬쩍 "질투"가 나고 그런다. 그 이유들이야 뻔하고 지면도 짧으니 애써 적을 것까진 없겠다. 그런데 가끔 우리 그러지 않는가. 마치 내 "곁에" "녹음기가/켜져 있"는 듯 혼자 묻고 "음악을 할 걸 그랬어" 혼자 답하면서 어깨를 으쓱거리곤 말이다. 나만 그런가? 물론 좀 민망한 일이기도 하고, 시에 적혀 있듯 결국 "구성"된 "각본"에 지나지 않지만.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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