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웬 마호니 대표 "기한 정해두고 상황을 맞추는 것, 문제 있다"
장르 넘어서는 실험 강조…"실험에 위기 따르지만 성공했을 때 희열 커"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가 게임업계의 야근·초과근무 관행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게임을 만들 때 기간을 정해하는 관행도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25일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NDC 2017'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게임 개발은 업무 강도가 높은데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는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잘못된 부분이며, 회사 입장에서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게임을 만들 때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처음부터 예측하기가 어려운데 시간이나 기한을 정해놓고 그 안에 모든 것을 맞추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창의적인 것을 만들 때 기한을 정하는 것은 좋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향후 인공지능(AI)이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호니 대표는 "미래에 AI가 게임의 콘텐츠를 바꾸거나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는 작업 등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반복적이고 단순한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며 "대신 AI가 만들었건, 사람이 만들었건 똑같은 게임을 만든다면 누구도 즐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장르를 넘어서는 게임 등 실험적인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마호니 대표는 "일본이나 북미 등 여러 지역에 개발 스튜디오가 있고 전략적 투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온라인 게임에서 장르를 넘어서는 게임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보스키프로덕션이 개발중인 '로브레이커즈'라는 FPS 게임은 무중력 환경에서 다각도로 슈팅을 하고 다이나믹한 전투가 가능한 게임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새 게임을 만들 때 어떻게 다른 것을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때로는 새로운 장르도 만들어야 한다"며 "실험을 하면 때로는 위기가 올 수도 있지만 대신 성공했을 때 그만큼 희열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이고 꾸준히 인기를 누린 작품들은 모두 말도 안 될 것 같은 실험에서부터 탄생했다"며 "문제는 이런 실험과 혁신은 위험성도 높고 동종업계 동료들과 유저들로부터 조롱을 받기도 하지만 게임 분야에 있어서 실험은 산업을 움직이는 동시에 세상도 한층 발전된 곳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규제보다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마호니 대표는 "두 아들의 부모로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데, 게임에 대해 자녀를 제재하는 것은 부모가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심시티라는 게임에서 공항을 지으면서 세금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해결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이가 뭔가 얻고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뭔가 배웠다고 생각했다"며 "게임은 하나의 시스템이며, 게임 내에서 의사결정도 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실패, 재도전,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배운다. 다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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