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탈퇴하는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나프타 개정 협상이 추진중인 가운데 한걸음 더 나가 나프타에서 완전히 발을 뺄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26일(현지시간) 폴리티코·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나프타 탈퇴 행정명령 초안이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나프타에서 탈퇴하면 지난 1월 탈퇴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이은 두번째 무역협정 탈퇴다.
트럼프가 실제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할지, 이후 행보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트럼프가 최근 중국·일본 등 다른 대(對)미 무역흑자국들에 대한 비난 수위를 낮추고 대신 캐나다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고 있는 점을 비춰볼 때 나프타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경입장 선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앞서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캐나다산 목재에 관세부과 방침을 밝힌 데 이어 트럼프 역시 하루가 멀다 하고 캐나다와의 불공정한 무역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에 "무역적자가 미 경제에 몹시 피해를 준다"고 밝혔다.
미국은 당초 나프타 개정을 목표로 캐나다·멕시코과 재협상 일정을 조율중이었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이날도 "미국과의 나프타 재협상을 8월말 시작해 늦어도 내년 봄에는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나프타 탈퇴 행정명령 준비 소식에 캐나다달러와 멕시코 페소는 급락세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그러나 나프타 탈퇴와 같은 강경한 발언은 나프타 재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계산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작년에 멕시코로 최대 규모인 180억달러 규모의 농산물을 수출했는데 나프타 탈퇴가 기정사실화 되면 미국 농업과 이들을 대변하는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거센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FP는 분석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통상 부문을 담당했던 에릭 알트바흐 울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 부사장은 "미국의 나프타 탈퇴가 현실화되면 미국 거의 모든 산업의 공급망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탈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불분명하지만 타격은 가시적이다"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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