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동성애 반대 발언 '후폭풍'…김어준 "文이 洪의 기술에 말렸다"(종합)

金 "편 가르기와 혐오 문제를 뒤섞어 공격",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고 답했어야",

"한동안 동성애 이슈 계속될 것"

沈 "순간 충격 받았다"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25일 진행된 대선 후보 4차 TV토론회에서 튀어나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이 진보 진영을 교란시키고 있다. 대선 토론에 처음 등장한 동성애 공방에 정치권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어준씨는 26일 오전 자신의 방송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군대 내 동성애와 동성애 혐오 문제를 순간적으로 뒤섞었고 여기에 문 후보가 말렸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홍 후보의 첫 번째 기술은 편 가르기, 두 번째 기술은 군대 내 동성애와 동성애 혐오 문제를 뒤섞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후보는 동성애 문제로) 보수 기독교층에 선을 그었고, (동시에) 법의 문제를 소수자 인권 문제와 섞어 갑자기 (문 후보에게) 던져버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군대 내 동성애는 법과 제도의 문제이고 찬반이 있을 수 있다. 동성애는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처럼 답했어야 했는데 문 후보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후보가 동성 간 결혼을 반대한다고 정정하긴 했으나 한동안 동성애 이슈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한국정치학회와 중앙일보·JTBC가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 문 후보는 홍 후보의 “군대에서 동성애가 심하다. 동성애는 국방 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떠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의 거듭된 질문에 "그렇다. 반대한다”고 확인했다.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진보 진영 주자인 심 후보는 토론 중 "동성애는 찬성과 반대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노무현 정부부터 추진한 차별금지법을 후퇴시킨 문 후보에게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 문 후보가 토론 말미에 “동성혼을 합법화할 생각은 없지만 차별에는 반대한다”고 입장을 일부 수정했지만 파장이 커진 뒤였다.

심 후보는 TV토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의 발언에 대해 "순간 충격을 받았다"면서 "향후 토론회에서 다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동성애나 성적 지향은 정체성 문제"라며 "저는 이성애자지만 성적 지향이 다른 누구도 인권과 자유를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그게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방송 직후 온라인 포털사이트 등에는 '성소수자' 등의 검색어가 상위에 랭크됐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존엄한 성적결정권을 짓밟는 범죄가 문제"라고 적시했다가 곧바로 글을 삭제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문 후보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문 후보 측은 토론이 끝난 뒤 “문 후보는 군대 내 동성애 허용과 합법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어떤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함께 밝혔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은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차별금지법'과 얽혀있다. 2003년 논의가 시작돼 입법예고됐지만 보수 기독교계 등의 반대로 좌절됐다. 지난 대선에선 문 후보가 성소수자 인권 정책을 내세웠으나 이번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