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모든 것은 막 시작됐다(一切都是剛剛開始)!"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인터폴 적색 수배 명단에 오른 궈원구이(郭文貴) 정취안홀딩스 회장이 트위터 계정에 올리는 글마다 끝맺음에 넣는 문구다. 현재 미국에서 도피 중인 궈 회장은 23일(현지시간)에도 "(중국의) 제19차 당 대회 수개월 전후로 내가 민초로서 국가를 위해 어떤 공헌을 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고위층 비리를 겨냥한 폭로성 발언을 이어 갔다. 지난 18일 중국 당국이 인터폴을 통해 공개 수배령을 내린 이후 폭로를 암시하는 그의 발언 강도는 더 세졌다.
중국 당국은 궈 회장이 마젠 전 국가안전부 부부장에게 6000만위안(약 99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라고 밝혔으나 궈 회장은 고위층의 부정부패를 은폐하기 위해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궈 회장은 정치국 상무위원의 은행 계좌·재산·부동산은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의 자녀 교육에 관한 폭로를 예고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한 최고 지도부의 부패를 만천하에 알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여기에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19차 당 대회에서 '칠상팔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규정의 존폐 가늠자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일가의 부패 연루설을 제기하고 나서 중국 당국과 재벌의 신경전이 최고조에 치달았다. 궈 회장은 시 주석 집권 후 반(反)부패 사정 작업을 주도한 왕 서기의 부인이 하이난항공 지분을 불법 취득했고 시 주석이 조사를 명했다고 주장했다.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폭로 창구로 한 그의 페이스북 계정이 한때 정지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페이스북은 실수였다면서 곧 계정을 복구시켰지만 이를 둘러싼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궈 회장은 트위터에 "이게 뭐죠. 페이스북이 나를 막은 건가"라면서 "그들(중국 당국)의 두려움과 걱정은 내 다양한 증거의 가치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크다고 생각하게 한다"고 적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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