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 후 실력 늘어 美 복귀
15경기서 8홈런, ML 단독선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마이너리거에서 신으로 돌아오다."
한국 무대를 평정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 타격으로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만든 에릭 테임즈(31·밀워키 브루어스). 그의 별명도 태평양을 건넜다. 한국에서 그의 별명은 '신(God)'이었다.
테임즈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지난 19일(한국시간) '테임즈의 놀라운 메이저리그 복귀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한국 리그에서 반등해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테임즈의 발자취를 되짚었다. 그의 별명을 소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 매체는 "테임즈가 NC 다이노스에서 3년(2014~2016년) 동안 뛰면서 한국 팬들로부터 '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홈런 124개, 타율 0.349, 382타점을 올린 성적을 나열한 뒤 "2015년에는 47홈런과 40도루 140타점을 남기고, 골든글러브와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한국의 '배리 본즈'급 타자로 통했다"고 덧붙였다.
테임즈는 21일 세인트루이스와의 홈경기(7-5 승)에서 3-4로 뒤진 5회말 역전 결승 투런포를 쳐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5-1 승)부터 다섯 경기 연속 홈런을 치는 등 올 시즌 열다섯 경기에서 홈런 여덟 개를 기록했다. 이 부문 메이저리그 단독 선두. 지난 6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6-1 승)부터 열한 경기 연속 안타도 쳤다. 출루율 0.500이다.
미국 매체들은 "테임즈의 성공 스토리가 많은 선수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했다. 테임즈는 국내에서 '갓임즈(God과 테임즈의 합성)'나 '올마이티(다재다능한)' 타자로 불렸다. 2009~2013년 마이너리그에서 394경기를 뛴 그가 한국 무대를 통해 강타자로 변신한 것이다.
우리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도 활발해지면서 이름 대신 별명으로 주목받는 사례가 늘었다. 별명은 대개 이름에서 착안하지만 실력과 특징을 드러내므로 팬들의 관심을 끄는데 도움을 준다. 현지 미디어에서도 이를 즐겨 쓴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 추(Choo)라는 성에서 착안해 '추추 트레인'으로 불린다. 거침없는 기관차의 이미지를 반영했다.
'끝판왕'으로 한국과 일본야구를 평정한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미국에서도 마무리를 맡아 '파이널 보스(Final Boss)'로 통한다. '괴물 투수'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도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 구단에서 '괴물(The Monster)이란 별명으로 소개했다.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와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영문 이름과 장타자라는 점에서 착안해 각각 '박뱅(Park Bang)'과 '킹캉(King Kang)'으로 불렸다.
메이저리그 진입을 목표로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그는 시범경기에서 홈런 다섯 개를 몰아치며 강한 인상을 남겨 '서울 트레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추신수의 별명에서 착안했다. 그러나 그가 주목받는 분야는 따로 있다. 국내에서 홈런을 치고 방망이를 던지는 '배트플립'. '빠던'으로 통하는 그의 별명은 미국에서도 큰 관심거리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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