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 2월 이사회에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 투자건 보고
북미·유럽 등의 유명 브랜드 후보로 올려놓고 검토 중
본래 성장동력도 탄탄대로…장동현 사장, SK바이오팜 미국법인 현장경영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SK그룹의 통합지주회사인 SK(주)가 해외 패션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패션 사업을 접은 것과 다른 행보여서 눈길을 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주)는 지난 2월 열린 이사회에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 투자'에 대한 안건을 보고했다. 북미ㆍ유럽 지역의 몇몇 유명 브랜드를 후보로 올려놓고 투자 가치를 따져본 것이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이 사내이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보고를 받은 최 회장은 깊은 관심을 드러내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살펴볼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관계자는 "해외 트렌드와 시장 확장 가능성을 고려해 패션사업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만들어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경영목표"라고 설명했다.
SK(주)가 패션 브랜드에 투자 결정을 내리면 SK그룹은 지난해 12월 이후 패션 부문에 다시 발을 들이게 된다. SK(주)의 자회사인 SK네트웍스는 그간 적자를 냈던 패션사업 부문을 작년 말 현대백화점에 매각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선택과 집중'을 위해 직접 운영하던 패션부문을 접었다면, SK(주)는 '재무적 투자자' 입장에서 패션 브랜드 지분 투자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SK(주)는 축산업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농축산업 진입방안에 대해 보고한 뒤 중국 3위 소 전문 축산업체인 커얼친우업 지분 인수를 추진중이다. 중국 축산업의 고성장이 투자 배경이다. SK(주)의 중국사업은 SK차이나에서 담당하고 있다.
SK(주)의 본래 성장동력도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장 사장은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SK바이오팜 미국법인인 LSI를 방문해 독자 개발한 뇌전증신약 임상 진행사항을 점검했다. 미국 FDA(식품의약품)로부터 뛰어난 약효를 인정받은 뇌전증 신약은 현재 17개국에서 안전성 시험을 진행 중이다. 빠르면 올해 말 신약허가신청에 들어간다.
지난달 장 사장은 경북 영주의 SK머티리얼즈도 방문해 반도체 특수가스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SK머티리얼즈는 올해 총 1500억을 투자해 경북 영주에 2500t 규모의 NF3(삼불화질소)제조공장을 증설한다. 세계 최대규모의 식각가스 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장 사장은 "올해를 '딥체인지(Deep Change)' 원년으로 삼고 신성장 사업을 발굴해 투자전문 지주회사로서 혁신을 지속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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