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뱅크, 보름만에 여신 1000억 넘어
대항마 하나은행 '모바일브랜치' 11일만에 신용대출 1090억 기록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정현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K)뱅크가 출범 보름만에 대출실적 1000억원을 돌파했다. 불과 2주만에 올해 대출목표 25%를 달성했다.
케이뱅크의 대항마로 KEB하나은행이 내놓은 '모바일브랜치'도 신용대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1일만에 대출 실적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모바일 대출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케이뱅크의 총 여신금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수신(예ㆍ적금)은 이미 출범 1주일만인 지난 10일 1000억원을 넘어선 바 있다.
대출 1000억원중 직장인 대출(마이너스대출 등)의 비중이 700억원에 달하며, 간편소액대출은 10%인 100억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최대 관심사인 중금리 대출은 200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케이뱅크측은 고금리에서 중금리로 전환된 대환대출 규모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입소문이 나면 중금리 대출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 대출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금리가 주요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신용대출 기준) 낮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출범 이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당초 세웠던 수신 5000억원, 여신 4000억원이라는 목표가 조기에 달성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케이뱅크에 맞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하나은행의 모바일 대출 상품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첫 선을 보인 하나은행 '모바일 브랜치' 신용대출 잔액은 14일 기준 1090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브랜치는 하나은행의 오프라인 영업점을 온라인 상에 구현한 것으로, 비대면 거래를 강화한 일종의 온라인 영업점이다. 별도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거나 회원가입을 할 필요없이 온라인으로 원하는 영업점 페이지에 들어가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 모바일브랜치가 단기간 내 대출 고객을 끌어 모은 건 편의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심사→승인→약정'으로 이뤄지는 대출 과정중 지점을 방문해야 하는 심사와 약정(오프라인)을 비대면으로 전환한 게 주효했다. 심사를 위해 필요한 증빙서류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내면 되고 지점에서 승인이 이뤄지면 최종 약정 서류도 온라인으로 쓰면 된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없는 오프라인 영업점을 활용, 대출이나 계좌 발급 시 궁금한 점이 있을 때 곧바로 영업점으로 전화해 상담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지점과의 연계성을 활용하면서도 비대면 거래를 확대해 고객의 편의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 외에도 시중은행에선 대부분 대출받을 때 기존거래 내역을 살피지만 모바일브랜치는 거래내역이 없어도 서류만 통과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대출상품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기존 은행권이 앞으로 비대면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가능성이 커 신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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