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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불안석 증시…달갑잖은 지표만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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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긍정적인 실적 전망으로 기대가 컸던 국내 증시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좌불안석이다. 코스피는 4월 위기설로 시작된 외국인 투자자 이탈에 이어 북한 선제 타격설까지 흘러나오며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공포지수가 치솟고, 대차거래 잔고가 증가하는 등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120선까지 밀렸다. 지난달 23일 2180선에 육박했던 지수는 이후 60포인트, 이달 들어서만 36포인트 이상 빠졌다. 지난달 3조5000억원어치를 사들였던 외국인도 이달 들어서만 5000억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이달 들어서만 10포인트 가까이 빠졌고, 불안감에 방산주들이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증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불안한 투심은 달갑지 않은 시장지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 200)가 지난 5일부터 5거래일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거래일동안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10.94에서 16.68로 급등해 올해 들어 가장 가파른 상승추세를 보였다.


특히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최근 2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0일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 한반도 재배치와 관련한 사설정보지를 통해 장중 ‘한반도 전쟁설’이 불거지며 하루 동안만 16.94% 급등했고, 11일에는 장중 한 때 19.05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긴축발작, 미중 정상회담 등으로 누적된 불안감이 시장이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빌미삼아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에 이용되는 잠재물량인 대차거래 잔고 규모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대차거래 잔고는 투자자가 빌린 주식 중 거래되지 않고 남은 주식의 규모로, 이 물량이 공매도 예정수량과 반드시 같지는 않지만 공매도에 이용되는 잠재물량으로 해석한다.


연초 48조원대에 머물던 대차거래 잔고 규모는 지난달부터 꾸준히 늘어나기 시작해 역대 최고 수준인 68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잠시 주춤하는 듯 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증가, 전 거래일 기준 67조4125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을 되갚는 상환주수도 3월말 2000만~3000만주에서 이번주 2000만주 밑으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 가능성을 이전 보다 높게 본다는 의미다.


이번 주 들어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종목에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하나금융지주가 이름을 올렸고 대차잔고 상위 종목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NAVER, 하나금융지주 등이 유가증권시장 상위주들이 포진했다.


외국인의 선물매도 추세도 달갑지 않은 지표다. 외국인은 대차잔고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달 24일 이후 단 5거래일을 제외하고 지수선물을 내다 팔았다. 10일과 11일에는 각각 2586계약, 3190계약을 순매도했다.


대형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코스피 지수가 고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한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주가 하락에 대비해 지수상승세에 따라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포지션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시장을 둘러싼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코스피와 대형가치주의 상승을 주도했던 인플레이션 상승 동력과 국내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약화되면서 적어도 5월까지 코스피와 대형가치주 선호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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