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자동차 관세 인하도 논의될 듯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중국이 금융업 투자와 미국산 축산물 수입 관련 규제를 완화할 듯하다. 미ㆍ중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인 '무역불균형 해소 100일 계획'의 첫 단추인 셈이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금융업 투자 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도 풀겠다고 제안할 예정이라고 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외국 자본이 자국 증권사나 보험사의 지배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아 왔다.
이에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 금융기업의 지배 지분을 외국 자본이 인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중국은 미국과 벌인 양자투자협정(BIT) 체결 협상에서 이를 검토했다.
중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자국이 "BIT 협상에서 투자 상한선을 올리는 방안에 대해 준비해왔으나 미국 대선 이후 보류했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이 6개월만 더 집권했다면 이미 타결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쇠고기 수입 금지 조치 역시 14년만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에서 일명 '광우병'으로 불리는 소해면상뇌증(BSE) 논란이 확산하자 2003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했다. 중국은 미국산 곡물 등 여러 종의 농산물 수입을 늘릴 용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자동차 수출과 관련해서도 중국에 25%의 관세를 낮춰달라며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대신 중국의 미국 내 투자를 보호하고 중국산 첨단기기 제품에 대한 판매 규제 완화를 요청할 듯하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워싱턴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채드 바운 수석 연구원은 "양국의 노력에 따라 미국의 무역적자가 단기적으로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이 세계 최대 철강 제조국인 중국에 철강을 대량 수출하게 되진 않을 것"이라며 한계를 지적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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