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는 좋지만 양국관계 때문에 구매가 망설여진다"
"韓기업과 거래가 편하지만 정치관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보복조치가 장기화하면서 한국상품을 사고 싶어하는 중국 바이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상품이 중국 현지에서 '팔리는 제품'인 동시에 '돈 되는 제품'이지만 사드배치와 관련한 양국관계가 장애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서는 한국 소비재기업 10곳이 참가한 무역상담회가 열려 64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중국 바이어들은 식품, 주방 도구, 위생용품 등 인체에 직접 접촉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인체 유해성 여부에 관심이 높았다. 식품에 관해서는 원산지, 재료원, 생산방법 등에 대해, 구강청결제, 비누 역시 신체에 직접 접촉하는 제품인 만큼 인체 유해성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주방기구, 전자레인지, 물병 등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어떻게 무해성을 증명할 것인지에 대해 문의가 오갔다.
중국 소비재 시장은 이미 세계 각국의 유사제품들이 다수 진출해 포화상태인 만큼 가성비가 높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중국 바이어들은 10개 한국 기업 제품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움을 나타내며 이번 한국 기업들의 제품이 전부 소비재인 만큼 다양한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어 중국 내 시장이 클 것으로 생각했다. 소비재인 만큼 가성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번 제품들의 가성비는 좋다는 평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최근 한중관계 때문에 구매가 망설여지는 것은 사실"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한국기업과의 거래에 대한 평가로는 거리상 멀지 않아 상품 유통 시 편리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혔다. 중국과는 다른 새로운 제품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다른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서로의 사업운영에 배울 점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바이어는 그러나 "비즈니스가 한중 정치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고 했다.
중국 바이어들은 이에 따라 한국기업이 중국내 상관행과 인허가 절차를 잘 숙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과 중국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인식이 필요하며 단순 문화차이를 넘어 소비자 의식에 대한 인식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감정, 느낌, 식감, 촉감 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 바이어는 "소비재 품질에 대한 중국 해관(우리나라의 세관)의 관리가 점차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수출 증명 등 상품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들이 필수적"이라면서 "소비재는 즉 가격이 경쟁력이므로 가격 측면에 있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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