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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일 잊어도, 직원 생일 못잊어"…38년간 직원 생일 챙긴 '보은생파'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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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사연


"내 생일 잊어도, 직원 생일 못잊어"…38년간 직원 생일 챙긴 '보은생파' 회장님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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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6일 저녁 서울 대학로의 한 호프집.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86)을 비롯한 그룹 임직원들이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 격의없이 술잔을 기울였다. 이날 행사는 4월 생일을 맞은 보령제약 임직원을 축하하는 '생일파티' 자리였다. 호프집에는 김 회장과 그의 장녀인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 100여명이 함께했다.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이들은 인근 공연장에서 창작뮤지컬 '프리즌'도 함께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보령제약그룹의 생일파티가 이달로 460회를 맞았다. 1979년 1월 시작해 한 차례도 건너뛰지 않고 매월 이어오고 있다. 생일파티를 하게 된 계기는 1977년 7월의 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양지역에 내린 420㎜의 기록적인 폭우로 막 자리잡았던 보령제약 안양공장은 완전히 침수됐다.


이때 보령제약 220여 임직원들은 날이 채 밝기도 전에 공장에 몰려나와 둥둥 떠다니는 약품들이며 물속에 잠긴 설비를 옮겼다. 임직원들의 이 같은 자발적인 노력으로 복구에 최소 2년은 걸릴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4개월 만에 공장이 정상화되는 '기적'을 만들었다. 그해 보령제약 매출은 전년 대비 20%나 성장했다.

김 회장은 '헌신적으로 노력해 준 직원들을 위해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다 1979년 1월 '생일 조찬회'를 갖기 시작했다. 그 달 생일을 맞은 모든 직원을 회사 식당으로 초청, 미역국을 곁들인 아침식사를 하며 간단한 선물을 전달했다. 1980년대 들어 생일조찬회는 전 임직원이 참석하는 모임으로 확대됐다. 임원들은 아침식사 자리에서 회사 경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사원들의 건의사항을 즉석에서 받아들이기도 하면서 회사의 대표적인 '소통의 장(場)'으로 발전했다. 2003년 12월 300회 생일잔치 때부터는 저녁으로 시간대가 옮겨졌다. 조찬회로는 소통의 시간이 너무 짧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2006년 11월부터 영화나 음악 감상 등 문화행사를 더하면서 또 한 단계 진보해 지금에 이르렀다.


38년, 460번의 생일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김 회장은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참석했다. 해외 출장과 겹치면 일정까지 조정하면서 빠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지금의 보령이 있는 것은 함께했던 보령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 생일은 잊어도 절대 보령가족의 생일은 잊지 못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올해는 보령제약그룹이 창업 6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다. 김 회장은 오는 10월1일 창업일을 기념하기 위해 직원들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문화가 보령제약그룹 임직원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자, 창업 60년을 맞는 보령제약그룹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내 생일 잊어도, 직원 생일 못잊어"…38년간 직원 생일 챙긴 '보은생파' 회장님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가운데)과 임직원들이 대학로에서 창작뮤지컬 '프리즌'을 관람한 후 기념촬영을 했다.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은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긴 후 합류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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