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목포 등의 배려·연민은 전남다운 것…정부 부족 메우는데 노력을”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이낙연 전라남도지사는 4일 “세월호와 관련해 최근 3년여 동안 진도 팽목항과 동거차도에 이어 목포신항에서 활동하는 진도군과 목포시, 전라남도의 자원봉사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왕인실에서 열린 4월 월례조회에서 “미수습자 가족을 만날 때마다 그들은 ‘진도 분과 전남 도민께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해 저도 고맙다고 화답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진도 군민들, 그 중에서도 수백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3년 동안 팽목항과 동거차도에서 참 좋은 봉사를 해줬다”며 “이제 목포시와 전라남도에 자원봉사를 하겠노라고 등록하신 분들이 단체로 수십개 개인으로 수백명에 이르고, 진도에서부터 계속 하신 분도 있어 놀랍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한국사회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약한데 의병정신은 강하다”며 “민초들 덕분에 한국이 이렇게 지탱해왔고, 특히 전남은 인구 대비 자원봉사 참가율 전국 1등, 적십자회비 납부율과 연말 이웃돕기 성금 모금이 전국 최상위권에 속하는 놀라운 지역으로서, 이번 3년 동안 이어진 자원봉사 활동 역시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또 “이번에 목포시가 거리거리마다 노란 추모리본이나 추모 현수막을 내거는 등 시내 전체를 추모분위기로 가져가는 것은 굉장히 잘 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아파하고 슬퍼하는 이런 시기에 목포시와 전라남도가 좀 더 많은 배려와 연민을 표현하는 것이 전남답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있는 기간 동안 소홀함이 없도록 배려하는 등 전남인들의 온정과 정의감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며 “도와 진도군, 목포시가 그동안 정부의 부족함을 메워준다는 자세로 임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는 것이 지금을 사는 호남인들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지사는 "10월 초 진도군 주최로 열리는 명량대첩축제에는 전남도민들이 진도에 가 3년간 고생한 군민들에게 ‘고생했고, 동참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건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도청 간부들도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머무르는 동안, 또 명량대첩축제 기간 동안 진도나 목포가 아닌 곳에서 사는 도민들이 어떤 마음을 갖는 게 좋을까에 대해 얘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월례조회에선 2016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영화를 주제로 한 ‘공감 톡’이벤트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전라남도가 지난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상영한 바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가난한 이들의 자존심을 뺏고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영국의 복지제도를 꼬집는 내용으로 사회적 약자의 안전망이 돼야 할 복지정책이 운영자 위주의 시스템이 돼 인간을 소외시키는 과정을 그렸다.
‘공감 톡’에서 투자유치담당관실 김래선 주무관과 청년정책담당관실 송미 주무관은 “영화를 보는 내내 고구마 몇 개를 급하게 먹은 것처럼 무척이나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니엘 블레이크가 한국인이었어도 마찬가지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수요자 중심의 행정, 서민들을 위한 정책 등을 펼쳐야 한다는 영화의 교훈을 되새겨 업무에 임하자”고 다짐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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