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임박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자택 앞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박 전 대통령은 이날 10시10분경 자택을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박 전 대통령의 출석을 막기 위해 삼성동 자택을 찾았다.
이들은 자택 앞 담벼락과 진입로 등에 늘어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휘두르며 "탄핵 무효, 영장 취소"라고 외쳤다. "나라가 미쳐돌아간다"며 고함을 지르고 분노하는가 하면 "불쌍한 우리 대통령님"이라고 오열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탈진해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자택 진입로에 자리를 깔고 앉거나 누워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이들이 해산명령에도 응하지 않자 직접 들어 인도로 옮겼지만 여전히 40여명이 자택 진입로 앞 교차로를 막고 앉아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지지자들의 돌발행동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15개 중대 1200여명을 배치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차량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자택 인근 도로와 인도 사이에 철제 간이담장을 설치했다.
이 같은 경찰과 지지자들의 대치로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택 바로 맞은 편 l아파트는 도로와 맞닿아있는 입구가 철제 간이담장으로 폐쇄됐다. 차량이 나설 때마다 경찰이 간이담장을 들어 옮기는 식이다.
인근 주민 A씨는 "조용하던 동네에 이 무슨 소란인지 모르겠다"며 "며칠 째 집 주위가 어수선해 스트레스 받는다. 하루 빨리 사태가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시30분 경에는 최경환, 윤상현, 조원진 등 자유한국당의 친박계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의 사택으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의 미용과 화장을 담당하는 정송주·매주 자매도 이날 삼성동 자택을 찾았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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