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Y TO EAT' 콘셉트…피코크·노브랜드와 차별화
GS25·CU 독주하는 시장에서 열세
식품 경쟁력 기반으로 소비자·점주 호응 얻을까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 이마트위드미가 간편식 자체브랜드(PL)를 내놓는다. 선발업체들이 도시락, 원두커피를 비롯한 식품군을 강화하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른 만큼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이마트의 대표 PL 피코크를 통해 체득한 운영 노하우를 '1인 가정간편식(HMR)'에 적용한다면 호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위드미는 '먹기 편한(EASY TO EAT)'을 콘셉트로 이마트와는 별도로 운영할 HMR PL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는 '이쿡(ECOOK)' '이요리(eYOLI)' 등 다양한 브랜드명을 두고 내부에서 최종 의견을 조율 중인 단계다. 초기 적용 제품은 도시락, 스낵, 샌드위치, 삼각김밥 등 일반적인 신선식품을 포함한 HMR이 될 것으로 보이며 상용화 시기나 초기 출시 규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제껏 별도의 PL를 운영하지 않은 이마트위드미는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차별화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자체 식품 구성을 피코크, 노브랜드 등 이마트 PL에 의지해왔지만 할인점과의 가격 차이 및 구색의 문제로 고객 유인책으로는 작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마트위드미는 경쟁업체와 비교해 외형에서 가장 열세인 만큼 그간 점포 수를 늘리는 데에만 주력한 것도 사실이다.
3월 말 현재 매장은 1900여개로 2014년 500여개와 비교하면 4배 가까이 급증했지만 CUㆍGS25 등 경쟁사(각각 1만개 이상)의 규모에는 크게 못 미친다. 매장 수가 급증하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80% 뛴 3784억원을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350억원으로 34% 늘었다. 사업 초기인 2014년 219억원이던 부채는 지난해 말 849억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같은 시기 경쟁업체들이 각각 1만여개의 점포를 운영, '규모의 경제'를 갖춘 데다 전문 인력 중심의 다양한 자체브랜드(PB)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 GS25는 매출이 5조6027억원, 영업이익은 213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0.4%, 13.1% 증가했고 CU는 매출 4조9413억원, 영업이익 1970억원으로 16.1%, 12.7% 늘었다.
시장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았지만, 운영 4년 차인 이마트위드미는 결실을 맺지 못하면서 '신세계그룹'이라는 간판이 무색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마트위드미는 PL 출시와 함께 경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로부터 사업모델과 이익구조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진단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마트 측이 이마트위드미에 200억원 규모의 출자를 결정, 수혈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GS25에는 유어스, CU에는 헤이루와 같은 식품 PB가 있으며 각각 김혜자, 백종원을 앞세운 도시락 제품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면서 "이마트위드미는 그간 구색 부족이 큰 문제로 꼽혀온 만큼 피코크 수준의 완성도를 갖춘 PL을 선보인다면 고객과 점주들에게도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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