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르포]세월호 종교행사…'무사귀환' 간절한 기원

시계아이콘01분 5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세월호 100m 앞 선상 종교행사
"집에 가자. 조금만 더 힘을 내줘"


[르포]세월호 종교행사…'무사귀환' 간절한 기원 28일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무궁화 5호 선상에서 열린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을 기원하기 위한 종교행사에서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AD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없이 탐욕스럽고 비겁하여 1000일 이상 바닷속에 9명을 두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우리의 죄를 용서하소서. 이제 우리는 침몰했던 세월호를 만납니다. 세월호 속에 갇혀있던 마지막 9명을 찾도록 도우소서...가족을 소풍 보내고, 일하러 보내고, 이사 보내고, 여행 보낸 채로 3년이나 만나지 못한 가족들이 사랑하는 딸, 아들, 동생, 조카, 남편, 엄마를 만나고, 만지고, 마침내 안을 수 있도록 인도하소서."(오현선 호남신학대 교수)


28일 세월호가 바라보이는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무궁화 5호 선상에는 경적 크게 3번 울렸다. 3년 동안 고생한 세월호와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김태정 선장의 배려였다.

오전 10시15분 세월호가 선적된 반잠수식 선박으로 출발, 바닷바람을 헤치며 1시간40여분간 운항을 하자 멀리서 세월호가 눈앞에 들어왔다. 종교 관계자들 유가족들 모여 일제히 세월호 선상 부분을 바라보고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선체를 직접 바라볼 수 있도록 무궁화 5호는 반잠수식 선박 100m 앞까지 접근했다.


곧이어 11시59분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미수습자 수습을 기원하기 위한 선상 종교행사가 진행됐다. 천주교를 시작으로 원불교, 개신교, 불교의 순서로 기도가 이어졌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기도를 올리면서 울음을 터뜨리고 눈물을 닦기도 했으며, 종교인 관계자들도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르포]세월호 종교행사…'무사귀환' 간절한 기원 28일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무궁화 5호 선상에서 열린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을 기원하기 위한 종교행사에서 오현선 호남신학대 교수가 기도문을 읽고 있다.


민세영 진도성당 주임신부는 일렬로 선 가족들에게 다가가 기도문을 낭송했고 미수습가족들 양손 모으고 눈 감은 채 기도문 경청했다.


민 신부는 "엄청난 참사에 우리 모두가 함께 회개하게 하시고 이 일로 아파하는 모든 이를 당신만이 주실 수 있는 평화로 이끌어 주시며 이 고통을 잊기보다는 바라볼 수 있는 용기 주시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정의로운 세상을 이루는데 힘을 모으게 하소서"라며 기도문을 외우고 향 피우고 바다에 성수를 뿌렸다.


이어 장형규 원불교 광주전남교구 사무국장은 경종을 천천히 울리면서 목탁을 두드린 뒤 '천도의 노래'를 읊기 시작했다.


장 사무국장은 "세월호 인양은 3년만인 1070여일을 기다린 인양이옵나이다. 이 일에 천지의 모든 기운이 응하시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유형 무형의 모든 법률과 인연이 다 호응하여 이 인양이 무사히 이루어지도록 특별한 위력을 내려주시옵소서"라고 기원했다.


개신교에서는 오현선 호남신학대 교수가 기도문을 읽었다. 오 교수는 "청운동에서, 광화문에서, 홍대앞에서, 강남에서, 안산에서, 진도에서, 팽목항에서, 맹골수도에서, 거리 곳곳에서 울며 호소하고 탄원하며 9사람을 찾는 인양을 위해 몸부림 한 가족들의 기도의 바람을 돌보소서. 그들이 여기 있으니 위로하소서"라고 기도했다.


[르포]세월호 종교행사…'무사귀환' 간절한 기원 28일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무궁화 5호 선상에서 열린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을 기원하기 위한 종교행사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바다위로 꽃을 띄우고 있다.


오 교수는 노란 장미 9송이를 준비해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한송이씩 나눠줬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바다에 장미 던졌다.


미수습자인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은화야 집에 가자. 조금만 더 힘을 내줘"라고 말했다.


불교계에서 참석한 지상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사회국장은 9명 미수습자 이름을 부른 뒤 반야심경을 낭송했다.


이 씨는 "세월호는 정치와 이념, 종교를 빼고 사람으로써 아빠 엄마로써 마음을 합해야지만 풀 수 있는 문제다. 이제는 세월호를 해결해야 할 때"라며 "대한민국에서 우리처럼 아픈 사람들, 말 못하는 사람들, 아이들을 바닷속에 3년이나 놔두고 말 한마디 못하는 부모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수습자인 허다윤 학생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이철조 해수부 인양추진단장을 바라보며 "목포신항으로 가서 미수습자를 빨리 찾게 해달라. 객실은 진상규명과 상관이 없다. 수색 작업하실 분들 다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르포]세월호 종교행사…'무사귀환' 간절한 기원 28일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무궁화 5호 선상에서 열린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을 기원하기 위한 종교행사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한편 이날 종교행사는 오후 12시56분 끝나 무궁화호는 오후 2시께 서망항으로 돌아왔다.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7명을 포함해 이철조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이 참석했다.


천주교에서는 민세영 진도성당 주임신부와 이영선 광주대교구 정의평화 위원회 위원장, 김준오 광주대교구 신부, 원불교는 장형규 광주전남교구 사무국장, 최형일 진도교당 교무, 개신교는 오현선 호남신학대 교수, 조원식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진도교회 목사, 김의환 호남신학대 전도사, 불교는 지상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사회국장, 혜용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양한웅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 전문위원 등이 참여했다.






공동취재단·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