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은의 스마트닥터] 건강검진에 대한 오해와 진실…CT 한꺼번에 찍지 말아야
건강검진. 모든 검사를 다 하면 좋겠지만, 검사 항목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만만찮죠. 검사 기기와 인력, 항목 등에 따른 가격 차가 많이 나기도 합니다. 또 같은 가격대에서도 어떤 검사를 선택해야 되는지 고민이 되기도 하구요. 안광준 좋은문화병원 종합검진센터장을 만나 나에게 적합한 건강검진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 건강검진의 종류와 방법을 소개해주세요. 요즘 유행하는 검진 항목도 궁금해요.
▲ 건강검진의 종류는 크게 뇌혈관·심혈관질환검사, 소화기정밀검진, 여성특화검진 등으로 나눌 수 있어요. 뇌혈관질환검사는 뇌MRI, 뇌MRA, 심혈관질환은 심장초음파, 경동맥초음파 등을 시행합니다. 소화기정밀검진에는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복부CT 등이 있으며, 여성특화검진으로 감상선·유방 초음파, 골밀도 검사가 있습니다. 검사항목에 따라 기본건강검진, 종합건강검진, 정밀검사 등으로 나뉩니다.
기본건강검진은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고, 종합건강검진과 정밀검사는 개인이 비용을 부담해 보다 정밀하고 고급화된 검사를 받는 거에요. 종합검진과 정밀검사는 과거보다 검진을 받는 사람이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원인인데요. 고가 검진으로 검사를 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국민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본검진영역에 위·대장내시경, 복부초음파, 유방초음파 검사를 추가해야 '100세 국민 건강 시대'에 합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올바른 검진을 위해 반드시 준수해야 할 주의사항은 무언지요.
▲ 검진 전날은 흰죽 등의 유동식으로 가볍게 먹는 것이 좋으며 저녁 10시부터 검진 시까지는 금식해야 합니다. 또 정확한 검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음주, 과식, 지나친 운동이나 과로를 피해야 하죠. 평소 복용하던 치료약은 일주일 전부터 중단해야하나, 혈압약은 당일 아침에 복용해도 무관합니다. 여성의 경우 검진 예정일에 월경이 시작됐다면 예약을 변경하는 것이 좋습니다. 검진 당일 삼가야 할 것은 아침식사, 물, 약, 담배, 껌 등이며 양치질은 무방합니다. 가능한 보호자와 함께 내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검진 후 운전 및 기계 조작을 피하고 급한 약속이나 업무 회의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수면 내시경을 한 후 급하게 귀가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수면 내시경 후에는 약 2시간 정도 휴식을 취해야 돼요.
- CT, MRI, 초음파 등의 방사선 문제로 건강검진을 꺼리는 사람이 적지 않아요.
▲ 복부CT, 폐CT, 뇌CT 등을 통해 노출되는 최대 방사선량은 평균 14.82밀리시버트(mSv)입니다. 1년 동안 피폭되는 평균 방사선량(3.6mSv)의 4배 수준이죠. 영상진단의 효용성은 연령이나 건강상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무분별한 CT검사로 방사선에 많이 노출되면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특히 15세 미만의 소아에서는 암 발생 위험이 성인에 비해 3~5배로 높아요. 즉, CT를 찍는 시간 간격이 아주 중요하며, 1년에 1번 찍는 것보다 1~2개월마다 반복해서 찍는 것이 더 해롭습니다. 여러 종류의 CT를 한꺼번에 찍어 많은 양의 방사선을 피폭하는 것도 당연히 피하는 게 좋습니다. MRI는 CT보다 더 안전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조영제 사용 부작용을 신경 써야 하죠.
- 연령이나 성별, 생활 습관에 따라 신경 써야 할 검진 항목이 있다면요.
▲ 남성의 경우 전립선초음파, 여성의 경우 감상선초음파, 유방초음파, 골밀도 검사를 요하며, 특히 여성은 폐경 골밀도를 꼭 체크해야 합니다. 또 생활습관에 따라 흡연자는 폐(흉부)CT, 술을 즐겨 마시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위내시경을 받아보는 것이 좋아요. 폐 질환은 가족력을 꼭 확인해야 하며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중증인 3~4기일 때가 많아 위험합니다. 최근에는 20대들도 위·대장내시경을 많이 하는 추세이며, 고령일수록 심장초음파, 뇌MRI 검사를 많이 해요. 예비 신랑신부들은 정액검사, 풍진검사를 통해 건강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 적절한 검진 주기에 대해 알려주세요.
▲ 검진 주기는 기본적으로 1년에 1회가 적당합니다. 경제적 이유로 2년에 한 번씩 시행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러나 악성 종괴가 의심되면 일주일 내 조직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그 외 양성 종괴는 1~3개월 후에 재검을 해야 하며, 치밀 유방은 6개월 후에 재검을 해야 하죠. 이 밖에 대장내시경은 5년마다, 용종을 제거한 경우 3년, 저등급 관상선종은 3년마다 검사를 시행하는 게 기본입니다.
김신은 기자 kse@leaders.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