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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신한둥지' 떠나는 한동우 前회장, '세 번의 눈물' 흘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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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전·현직 회장 이·취임식 개최…조용병 신임 신한지주 회장 공식 취임

'35년 신한둥지' 떠나는 한동우 前회장, '세 번의 눈물' 흘린 까닭은… 한동우 신한지주 전 회장이 23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직원들로부터 환송을 받고 있다. (사진 : 신한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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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오랜 시간동안 최고경영자(CEO)로 근무하면서 '따뜻하다'는 평도 있지만 업무나 인사에서는 특히 '냉정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고, 눈물도 잘 흘리지 않는다. 그런 내가 35년 신한인으로 살며 딱 '세 번의 눈물'을 보였다"


한동우 전(前) 신한금융지주 회장(69)은 23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20층에 마련된 이임식에서 "(후배들이 마련한 송별) 영상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연단 앞에 선 그는 앞서 이날 오전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향해 이임인사를 하다 한바탕 눈물을 쏟은 터라 다소 머쓱해하며 입을 뗐다. 이날 이임식은 한 전 회장이 35년 몸담았던 '직장인 신한맨'으로서의 마침표를 찍는 자리다.

한 전 회장은 "신한에서 처음 눈물을 보였던 것은 회장 취임 직후 격려사를 하기 위해 찾았던 신한생명 업적평가대회"라며 "4000여명의 신한생명 직원이 '함께 생활했던 사장이 그룹의 회장으로 다시 돌아왔다'며 좋아하고 박수치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 격려사를 중단했던 적이 있다"라고 회상했다.


한 전 회장은 과거 2002년 신한생명 대표로 부임해 근무했다. 당시 신한생명은 임직원 평균 연봉이 신한지주 자회사 전체 평균의 약 60%수준에 불과했고, 일각에서는 퇴출 위기까지 거론되는 등 매우 어려웠다. 이처럼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았던 신한생명을 한 전 회장은 사장 재임 당시 '업계 4위'까지 끌어올리며 견실한 보험사로 도약시켰다. 그는 "'발심(發心·마음을 일으키다)해서 직원 평균 연봉을 그룹 수준으로 만들어야 그게 CEO 아니냐'는 오기가 생겼고, 직원들과 한마음으로 3년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며 "당시 함께 고생해서인지 애틋함이 있었다"고 '첫 번째 눈물'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두 번째 눈물샘'은 2012년 신한은행 업적평가대회에서 '신한인 상'을 수상한 한 여직원의 일화에서 터졌다. 당시 신한은행 계약직이었던 최승선 동해지점-해군1함대출장소 소속 행원은 해군들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통장을 챙겨들고 직접 배를 탔을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당시 최 행원은 "겨울에 아무리 추워도 외투를 입는 대신 신한의 유니폼을 입는다. 신한을 대표해 배에 타는 만큼 신한 로고가 드러나야 한다"는 자신의 소신을 밝혔고 이에 감화한 한 전 회장이 눈물을 보인 것.


한 전 회장은 "당시 최 행원의 얘기를 듣고 '직급은 낮지만 생각이 회장보다 낫다'고 여겼다"며 "지금도 그 여직원 생각을 하면 울컥한다"고 말했다. 계약직이던 최 행원은 당시 수상을 계기로 본인 경력을 고스란히 인정받고 정규직 전환, 현재 대리 승진을 앞두고 있다.


한 전 회장의 '세 번째 눈물'은 다름 아닌 이날 오전 열린 주주총회에서다. 그는 "82년 2월에 신한에 들어와 35년 만에 신한인으로서의 일선 활동이 마무리되는 생각이 들어 감동해 눈물을 흘렸다"며 "이러한 내 생각을 후배들이 '가슴 대 가슴'으로 느꼈으면 한다"며 인사를 마쳤다. 이어 "여러분, 신한을 잘 부탁합니다"며 후배들을 향한 마지막 당부를 잊지 않았다. 한 회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임식에 참석한 직원 전원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참석한 자회사 사장단을 비롯해 곳곳에서 후배들이 연신 눈물을 훔쳤다.

'35년 신한둥지' 떠나는 한동우 前회장, '세 번의 눈물' 흘린 까닭은… 23일 개최된 신한지주 회장 이·취임식에서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왼쪽)이 한동우 전 회장(오른쪽)으로부터 신한금융 그룹기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 : 신한지주)


'신한 그룹기'을 이어받은 조용병 신임 회장은 이날 헌사를 통해 "신한은 당신의 모든 것이었다"며 "막중한 책임을 맡아 뛰어난 리더십으로 조직을 안정시키고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통해 국내 최고 금융그룹으로 우뚝 서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한 전 회장은) 탁월한 리더이자 인생의 스승으로 후배들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라며 "35년간 신한에 보여준 한없는 열정과 애정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이임식에 마련된 마지막 식순은 후배들이 존경의 의미로 마련한 '신한 웨이(way) 상' 수여였다. 조 회장이 시상하고 그의 '두 번째 눈물'을 유발했던 최 행원이 이임식에 '깜짝' 등장해 직접 헌정사를 낭독했다. 최 행원이 꽃다발과 함께 인사를 건네자 한 전 회장은 끝내 '네 번째'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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