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과감한 영국의 패션 아이콘' '보그 평생 구독권을 가진 여자'
유명 영화배우나 모델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이 수식어들이 가리키는 인물은 튀는 패션과 스타일로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다.
메이 총리가 패션잡지 보그의 미국판 4월호 표지모델로 등장했다. 보그는 21일(현지시간) 메이 총리가 영국 브랜드 LK베넷 옷을 입고 촬영한 카리스마 넘치는 사진과 함께 그의 정치 철학, 개인 일상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공개했다.
영국의 여성 총리가 보그 표지를 장식한 것은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후 처음이다.
메이 총리가 이달 29일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개시를 공식화 한 날 공개된 이 인터뷰에서 그는 브렉시트(Brexit) 결정 이후 영국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과 혼란에 대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하드 브렉시트' 추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최근 몇년간 정치를 둘러싸고 벌어진 것 중 하나는 대중과 정치인 사이에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의회는 대중에 '당신이 결정하고, 당신이 투표하라'고 말하고 정치인들은 이 여론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브렉시트 관련 투표에서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면서도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국가가 느끼는 것이고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국민의 뜻을 따라 총리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임을 강조했다.
영국은 이달말 브렉시트 협상이 시작되면 향후 2년간 EU와 '이혼 협상'을 벌인다. 분담금 등 여러 쟁점에서 EU와 격론을 벌일 영국은 벌써부터 협상 기한연장 논의에 착수했다고 가디언과 CNBC 등이 전했다.
한편 메이 총리는 이번 인터뷰에서 "나와 남편은 여느 사람들처럼 '리모컨' 주도권을 갖고 논쟁을 벌인다"며 "오늘밤 우리는 남편의 역사프로그램이 아닌 NCIS(범죄수사극)를 볼 것"이라면서 소탈한 일상을 소개했다.
그는 많은 시간을 '총리'로서 살아가고 있지만 집에서는 요리를 즐겨한다며 정치적 입지 변화에도 불구하고 개인 생활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고가의 옷을 입는 등 '지나친 패션'을 선보인다는 지적엔 " 그런 비판이 패션을 즐기는 것을 멈추게 하진 않는다"면서 "여성이 일을 하면서도 의상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1월 정상회담을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젠틀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정치권에 있지 않던 인물의 놀라운 선거 승리"라고 말했다. 당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의 손을 잡고 기자회견장으로 가거나 등을 토닥여주는 등의 행동으로 화제가 됐다.
메이 총리는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관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던 것에 대해선 "(회담에선) 사적인 대화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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