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16일 챔피언결정전이 열리는 아산 이순신체육관.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라커룸의 벽이 각종 문구로 빼곡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에 "우리는 잃을 것이 없다". 귀퉁이를 돌아서면 "한번 붙어보자" "죽기 살기로 리바운드" "사고 한번 쳐보자"가 보인다.
삼성생명은 챔피언결정전이 어떻게 보면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아산 우리은행 위비에 대한 부담, 공포를 지우는 것이 우선이었다. 우리은행은 압도적으로 정규리그에서 1위를 한 강팀. 그래서 상대팀 선수들은 경기를 어느 순간부터 포기하는 일이 잦았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50)은 팀을 맡은 이후부터 이 문제를 고치기 위해 집중했다. 선수들에게 "어쨌든 부딪혀봐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려 했다. 챔피언결정전은 그런 면에서 기회였다. 우리은행을 잡으면 내년 시즌에도 공포심은 줄어들 것이었다.
임 감독은 문구들에 "도움이 될 까 해서 붙였다"고 했다. "용인에 가면 또 새로 붙여 놔야지"했다.
그는 "일단 선수들에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고 했다. 우리은행은 강팀이다. 정규리그에서도 많이 졌다. 하지만 그거는 정규리그고 지금은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이다. 다르다. 어찌됐건 우리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왔으니 맞부딪혀봐야 하는 거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무의식속에 선수들 본인들이 계속 우리은행을 어려워하는 인식이 자리를 잡아 있다. 똑같은 실수라도 우리은행을 상대로 한 실수는 더 크게 느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문구의 효과는 초반에 보였다. 삼성생명은 우리은행과 치열한 접전을 했다. 도망가면 계속 쫓았다. 2쿼터부터는 한 때 12점차로 벌어졌지만 이내 4점차로 따라붙었다. 작전대로 움직인 것으로 보였다. 엘리사 토마스가 분주히 움직였고 속공 상황에서 빠르게 패스를 넘기고 받아야 할 위치에 김한별, 토마스 등이 서 있었다.
문제는 3쿼터였다. 선수들 체력은 급속히 떨어졌다. 우리은행에 연이어 찬스를 내주면서 실점했다. 점수차는 곧 두 자릿수가 됐다. 4쿼터 6분을 남기고 삼성생명은 다시 힘을 냈다. 김한별의 3점포가 신호탄이 됐고 배혜윤의 미들슛이 들어가면서 5점차가 됐다. 토마스는 노련하게 터치 아웃을 이끌어내면서 힘을 보탰다.
삼성생명은 작전타임을 불렀다. 김한별, 토마스를 거쳐 배혜윤이 2점슛을 성공해 3점차가 됐다. 하지만 이후 득점포이 안 나오면서 무너졌다. 우리은행 임영희에게 3점, 존쿠엘 존스에 골밑슛을 허용하면서 격차는 벌어졌다. 이후 추격의 의지도 동력도 잃었다. 삼성생명은 72-64로 졌다. 그래도 3점차까지 만든 그 순간 희망을 봤다. 삼성생명은 두 번째 경기에서도 자신과 싸운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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