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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5년' 괴담은 사라졌는데…美 "불공정"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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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한국 농업은 망하고 전국에 광우병이 퍼질 것이다.” 각종 괴담에 시달렸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15일로 발효 5주년을 맞는다. 최루탄과 물대포까지 등장시켰던 각종 괴담은 어느 순간 사라졌고 광우병 논란의 주인공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체결 전만해도 국내 반대 여론이 더 거셌지만, 지금은 오히려 미국에서 한미FTA를 '일자리 재앙', '불공정 무역'이라 주장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14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2012년 3월15일 0시 한미FTA 발효 후 지난 5년간 세계 교역은 연평균 2.0%, 우리나라 전체 교역은 3.5% 줄었지만, 한미 교역은 1.7% 늘었다. 미국의 한국 수입시장 점유율과 한국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도 발효 전 대비 각각 2.14%포인트, 0.62%포인트 높아졌다.


국회 비준과정에서 등장했던 각종 논란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이 늘며 우리 농업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지난 5년간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연평균 1.9% 감소했다. 우리 농축산식품 수출은 2011년 4억1895만달러에서 지난해 7억1595만달러로 연평균 14% 증가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은 FTA 발효 후 연평균 9.6% 증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광우병으로 인해 식품안전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수입을 중단시킬 수 있으나, 이 같은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가 지난해 한국갤럽과 진행한 소비자 인식조사에서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응답률이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협상 당시 미국 투기자본 또는 다국적기업이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악용해 우리 법과 제도를 무력화시킬 것이라는 괴담도 나왔지만, 한미FTA 관련 제소는 5년간 단 한건도 나오지 않았다. 또 한미FTA 이후 의료민영화로 맹장수술비가 90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괴담도 사라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맹장수술로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6인실 기준)은 지난해 45만원으로 2012년 대비 4만원 올랐다.


그러나 국내 반대여론이 주춤해진 반면 '자국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서의 재협상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이어 한미FTA가 언제든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에 대해 '재앙'이라는 노골적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지난 5년간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가 132억달러에서 276억달러로 대폭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TIC)는 FTA가 체결되지 않았을 경우 미국의 대한 상품무역 적자가 440억달러(2015년 기준)로 늘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FTA 발효 후 한국의 대미 투자는 511억8000만달러(2012∼2016년)에 달해 미국의 대한 투자(201억6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우리 정부가 한미FTA를 상호호혜적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는 까닭이다.


다만 미국이 한미FTA 재협상 카드를 내세워 강하게 압박할 경우 우리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가게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협상 당시 논란이 됐던 한국투자자에게 불리한 불평등조항 삽입 요구 등은 정보공개청구 과정에서 실제 확인되기도 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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