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男, '대통령 친구'라며 백악관 담 넘어 침투했다 체포…트럼프 "비밀경호국 환상적" 칭찬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에서 첫 무단침입 사건이 발생했다. 백악관은 즉각 경계태세를 상향하고 뒷수습에 나섰지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관저에 머무르고 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CNN 등 미 주요 언론은 전날 오후 11시38분께 배낭을 멘 20대 남성이 백악관 담을 넘어 영내에 침입했다.
워싱턴D.C 경찰은 이 남성이 26세의 캘리포니아주 밀피타스 출신 조너선 트랜이라고 신원을 공개했다.
이 남성은 백악관 남쪽 담을 넘어 대통령이 종종 대중 연설을 하는 남쪽 기둥 입구 근처까지 침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입구 근처에는 대통령 관저가 있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관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하마터면 공격에 노출될 뻔했다. 다행히 체포된 트랜의 배낭에는 랩톱 컴퓨터가 들어 있었고 그 외 위험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은 사건 발생 직후 경계태세를 두번째로 높은 '오렌지'로 격상하고 만일에 대비해 백악관 전체를 샅샅이 수색했다.
트랜은 비밀경호국 조사에서 자신을 대통령 친구라고 주장하면서 '약속이 있어서 왔다'는 황당한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직후 관련 브리핑을 받았으며 침입자를 현장에서 체포한 비밀경호국을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백악관 출입 기자들과 만나 "비밀경호국이 어젯밤 환상적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침입자를 "아픈 사람(troubled person)'으로 묘사하면서 "매우 슬프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미국의 '대통령 경호 허점' 논란이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도 백악관 무단침입 사건이 자주 발생해 비밀경호국은 여러번 입방아에 올랐다.
특히 2014년 9월에는 이라크 참전용사 출신으로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마르 곤살레스가 흉기를 소지한 채 백악관 담을 넘어 180m가량 질주, 백악관 이스트룸까지 깊숙이 침투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안겼다.
당시 줄리아 피어슨 비밀경호국장은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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