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의식…'헌재 결정 존중' 표현도 쉽지 않을 듯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금명간 삼성동 사저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별도 메시지 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은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 다음날인 11일을 비롯해 12일에도 출근해 대국민 메시지 발표 여부, 청와대를 떠날 때 배웅 형식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참모진 사이에서는 대국민 메시지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지금은 메시지를 낼지 여부도 말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 발표 여부를 놓고 참모들이 고심하는 것은 헌재 결정에 대한입장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더라도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복할 경우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존중한다'고 밝힐 경우 헌재 결정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해석돼 향후 검찰 수사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런 점 때문에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표현을 거론하고 있다. 헌재의 결정을 깊이 새기겠다는 의도와 함께 결과에 대한 불만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는 표현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메시지를 낼 경우 청와대를 떠나면서 할지,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직후에 할지도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이 침묵을 이어가면서 참모들도 섣불리 이 문제를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의 배웅 형식과도 맞물려 있다. 사저에서 메시지를 발표하거나 아예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경우 청와대에서 아무런 의전 없이 떠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청와대에서 별도 메시지를 낸다면 참모들과의 작별인사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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