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과정 개입 의혹에 선긋기
"안종범 전 수석의 포스코 관여 부정할 순 없어"
"영향 안 미치려고 부단히 노력, 막아냈다고 생각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최순실이 (나를) 밀어서 (포스코 회장이) 됐다는 얘기는 100% 허위사실이다", "안종범 전 수석이 포스코에 여러모로 관여를 했지만 영향력이 최소화되도록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본다"
10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을 최종 확정지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과 관련해 선긋기에 나섰다. 말을 아꼈던 예전과 달리 자신의 입장을 단호하게 밝히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
이날 주총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과 겹치며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주총 자리에선 "언론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에 의해 선임됐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정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소액주주의 발언도 있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제 신상과 관련해 신문지상에 여러번 나왔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름을 말씀드린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제가 임명된 것은 제가 알기론 포스코 내부의 절차에 의한 것"이라며 "지금은 사법당국에서 조사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자세히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고 다음에 저희가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후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질문은 이어졌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선고하며 포스코를 언급해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은 안종범(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통해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포스코가 스포츠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더블루케이가 스포츠팀의 소속 선수 에이전트나 운영을 맡도록 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검찰 조사를 받으며 얘기했지만 스포츠단 창단과 관련해 부탁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협력을 하는 것으로 됐는데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노력해 펜싱팀 창단하고 육성하는 것으로 마지막엔 얘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다 얼마 안있고 사태가 터져서 펜싱팀은 더이상 추진을 안해도 됐었다"며 "어찌보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안 전 수석이 포스코에 여러모로 관여를 했다는 부분은 부정할 수 없다"며 "그렇지만 그 영향력이 최소화되도록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이어 "그 여파가 계열사에는 영향을 미쳤지만 포스코 정규직 임원들까지는 영향이 안 미치도록 부단히 노력해서 막아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3년 전 선임 당시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100% 허위사실"이라며 더욱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권 회장은 "많이 얘기가 나오는 것이 최순실이 밀어서 (제가) 됐다는 얘기"라며 아내가 역할을 했다는 모 주간지 기사와 관련해선 "명예훼손, 허위사실로 고소를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단호하게 대처해서 다시는 이런 허무맹랑한 얘기가 안 돌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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