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 좋아 한때 2일 등판도 검토
선발 한 자리 놓고 카즈미어 등과 경쟁
팬 조사 5선발 지지율선 류현진이 1위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봄을 기다린다. 재기와 명예회복을 위해서. 기회가 예상보다 일찍 찾아올 수도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45)은 류현진의 시범경기 등판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원래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콧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를 고려했으나 한 차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류현진은 원래 마이너리그에서 첫 실전투구를 하고, 3월 중순경 등판을 염두에 뒀다. 로버츠 감독이 계획보다 일찍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투입하려는 데서 류현진의 몸 상태가 좋음을 짐작할 수 있다.
류현진은 지난달 20일과 25일 스프링캠프에서 두 차례 라이브 피칭(실전처럼 타석에 타자를 세우고 공을 던지는 훈련)을 했다. 시속 135㎞를 웃도는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 총 3이닝을 던졌다. 로버츠 감독은 "스트라이크 존 공략은 물론 변화구와 체인지업, 팔을 움직이는 속도, 반복해서 공을 던지는 모습 등이 모두 좋아 보인다"고 했다. 미국 프로야구 소식을 다루는 'MLB닷컴'도 "류현진이 공을 던진 뒤 회복하는 단계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시범경기에 출전한다면 지난해 7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정규리그 홈경기 이후 약 8개월 만의 실전이다. 류현진은 "시범경기를 많이 뛰면서 부족한 경기 감각을 찾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우리 선수로는 유일하게 빅리그에서 선발 경쟁을 하는 투수다. 타자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와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시범경기에서 좋은 출발을 해 류현진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커졌다.
다저스는 선발진 다섯 명 가운데 네 자리를 채웠다. 2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 등판한 클레이턴 커쇼(29)부터 리치 힐(37·27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마에다 겐타(29·2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훌리오 우리아스(21·3월 1일 콜로라도전)까지 시범경기 1~4선발을 정했다. 류현진은 스콧 카즈미어(33)와 남은 자리를 다툰다. 카즈미어는 2일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카즈미어는 2004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열두 시즌을 뛴 베테랑이다. 통산 298경기에서 108승96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류현진과 같은 왼손 투수로 지난해 다저스에 입단해 스물여섯 경기에 등판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51)은 "(카즈미어는)빠른 공과 슬라이더가 무기였으나 부상으로 구속이 줄면서 커터나 체인지업 등을 잘 던지는 기교파로 바뀌었다. 류현진도 구속보다는 훨씬 정교한 제구로 승부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팬사이디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저스 5선발'을 전망하는 팬 설문조사를 했다. 류현진은 지지율 39%로 1위를 했다. 카즈미어가 28%로 2위였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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