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주관사인 칼리지보드가 오는 6월 미국 이외 지역에서 실시할 예정이던 SAT 시험을 전격 취소하자 중국 내 수험생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 CCTV는 24일(현지시간) "칼리지보드가 2016~2017년도 SAT 시험 일정 중 취소를 결정한 6월 시험장에는 중국 학생이 자주 찾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태국, 대만 등이 포함돼 있다"며 "미국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6월 SAT 시험은 특히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위 30위권 대학의 수시 전형 원서 접수는 통상 11월1일 혹은 11월15일 마감이기 때문이다. CCTV는 "중국 수험생에게는 10월에도 SAT 시험이 한 차례 있지만 (6월 SAT 시험을 치르지 못하면) 올해 남은 마지막 기회"라며 "불상사가 생기면 다시 시험 볼 기회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의 중국 수험생은 6월 SAT 시험에 응시할 생각이었다"며 "이번 조치는 내년 가을 학기 입학을 준비했던 수험생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칼리지보드는 내년과 내후년도 해외 SAT 시험 횟수도 기존 6회에서 4회(10·12·3·5월)로 줄이기로 했다. SAT II 시험은 5회(10·11·12·5·6월)만 실시한다. 칼리지보드는 다만 "국가별 일정 변경 사항은 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혀 변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는 칼리지보드가 시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칼리지보드는 시험 부정행위에 연루된 외국 학원과 응시생 명단을 해당 국가 정부기관과 공유하고 이들을 향후 칼리지보드가 주관하는 모든 시험에서 배제하기로 하는 등 대책을 발표했다. 또 부정행위를 목격한 학생이나 시험관이 신분 노출 없이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2일 "칼리지보드가 강력한 SAT 시험 보안 규정을 내놨지만 미국뿐 아니라 해외에서 꾸준히 발생하는 각종 부정행위를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제은행식 출제 방식을 고수한 탓에 전문가를 고용해 시험 문제를 암기하거나 시간차가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시험을 먼저 보게 한 후 쉬는 시간을 이용해 문제를 전송하는 부정행위를 근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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