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위한 경제팀 수장이 대거 바뀐다.
오는 11월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이 1인 권력 기반을 더 공고히 하기 위해 당 지도부를 흔들고 있다고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 내부 사정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상무부 등 중국의 핵심 경제 부처 수장이 모두 바뀐다. 현재 공식 인사 발표가 난 곳은 은감위로, 상푸린 주석의 후임에 궈수칭 산둥성 성장이 낙점됐다.
올해 61세인 궈 신임 주석은 중국 건설은행 회장,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을 역임한 금융 전문가다. 특히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이자 막후 실세로 알려진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이 매제인 점도 그의 출세 가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어 '작은 내각(국무원)'으로 통하는 발개위 주임 자리는 허리펑 부주임이 며칠 내 물려받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올해 65세인 쉬샤오스 주임은 정부 고위 관료의 정년 제한으로 은퇴한다.
허 부주임은 푸젠성 샤먼대학교에서 재정금융을 전공한 경제학 박사로 샤먼시 재경국장, 푸젠성 위원회 상무위원, 톈진시 정치협상회의 주석 등을 지냈다. 시 주석과는 푸젠성에서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어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로 구성된 인맥)'으로 분류된다. 특히 발개위는 중국의 경제 개혁과 거시 정책, 투자 프로젝트, 경제·사회 발전 계획을 총괄하는 핵심 부서로 이곳 수장을 시자쥔 인물로 앉혔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올해 65세로 퇴임하는 가오후청 상무부장의 후임으로는 중산 상무부 무역협상 대표가 유력하다. 중 대표는 기업인 출신 관료로 시 주석의 저장성 서기 시절 함께 부성장을 지낸 즈장신쥔(之江新軍)의 대표 인물로 꼽힌다. 즈장신쥔은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 서기를 지낼 당시 인연을 맺은 인맥을 가리키는데 시 주석 집권기 고위직을 꿰차고 있다.
이 밖에 올해 69세인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 교체설도 안팎에서 나오고 있지만 당장 가능성은 낮다는 게 WSJ의 관측이다. SCMP는 이번 경제팀 물갈이는 전통적으로 국무원 총리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경제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시 주석이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라고 판단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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