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프로농구 원주 동부 센터 로드 벤슨(33ㆍ206㎝)은 2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울산 모비스와의 정규리그 홈경기에서도 '더블더블'을 기대한다. 그는 "신기록은 계속될 것이다. 기대해달라"고 했다.
벤슨은 프로농구 역대 최다 연속 더블더블 신기록을 쓰고 있다. 더블더블은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슛블록, 가로채기 중 두 개 부문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10일~2월 8일까지 정규리그 스물여섯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00~2001시즌 재키 존스(42ㆍ은퇴)가 청주 SK(현 서울 SK)에서 뛰며 세운 최다 연속 더블더블 기록(22경기)도 넘었다.
스물일곱 경기 연속 기록에 도전할 상대는 모비스다. 모비스는 벤슨이 2013~2014시즌 뛴 친정팀. 벤슨은 지난 2014년 9월 22일 "코치진을 무시하고 뒷돈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모비스에서 퇴출됐다. 그는 팬들에게 미운 털이 박혔다.
김영만 동부 감독(45)은 "벤슨이 그 사건으로 나쁜 선수로 오해를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고 했다.
벤슨이 더블더블에 욕심을 내는 이유도 3년 전 사건 때문. 그는 더블더블 신기록이 팬들의 오해를 씻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영만 감독도 "동부에서는 이렇게 착한 선수도 없다. 소통도 잘하고 고참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리더 역할도 해준다"면서 "앞으로도 더블더블을 좀 더 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벤슨은 신기록 행진의 비결을 "몸관리에 철저하게 집중한 덕분"이라고 했다. 김영만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벤슨에 "계속해서 몸관리를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벤슨은 "음주, 늦잠 등 몸에 안 좋은 것들은 모두 피했다"고 했다. 김영만 감독은 "확실히 벤슨이 지난해보다 몸상태가 더 좋아졌다"고 했다.
벤슨은 2015~2016시즌부터 2년 연속 동부에서 뛰며 동료들과의 호흡도 좋아졌다. 동부 가드 허웅(24)이 대표적. 벤슨이 나쁜 패스, 슈팅도 모두 잘 잡아주겠다며 적극적으로 하라고 조언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만 감독은 "시즌 초반보다 득점은 3~4점 적어졌다. 공격에서 기복만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동부는 시즌전적 23승19패로 정규리그 4위다. 서울 삼성, 안양 KGC., 고양 오리온, 상위 세 팀을 쫓으면서 5위 모비스(21승20패)에 쫓기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3연승, 모비스의 추격도 뿌리칠 수 있다.
벤슨이 더블더블을 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벤슨은 "팀이 지면 더블더블의 의미가 없다. 이겼을 때 쾌감이 크다. 신기록도, 팀 연승도 이어가겠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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