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22일 일본 '고양이의 날'이 올해로 31주년을 맞았습니다. 고양이의 날 매년 일본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열립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고양이의 날을 축하하기 위한 다양한 사진들이 올라오고, 고양이 모양을 한 다양한 컨셉의 제품들이 출시되는 등 명실상부한 기념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이시떼루 '야옹'데이=고양이 울음 소리인 '야옹'은 일본어로 '냔(Nyan)' 이다. '냔'은 숫자 2인 '니(に)'와 발음이 비슷해 2월 22일이 고양이의 날로 정해졌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Nyan Nyan Nyan 데이'로 불린다.
고양이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반려동물이긴 하지만, 특히 일본인들의 고양이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고양이 카페를 만들었고, '마루'와 '타마' 등 유명한 스타 고양이도 배출했다. 또 고양이하면 빼놓을 수 없는 '헬로 키티' 역시 일본의 대표적인 캐릭터다.
일본에는 사람보다 고양이가 많은 고양이 섬도 있다. 에히메 현의 아오시마 섬은 주민은 16명이지만 고양이 120여마리가 살고 있어 '고양이 섬'으 로 불린다.
◆고양이도 어엿한 사회 구성원=몇몇 나라에 '고양이 날'이 있긴 하지만 일본만큼 고양이의 날에 열정적인 곳은 드물다.
수년 동안 고양이의 날은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뒀다. 이 시즌이 되면 여러 회사들이 고양이를 테마로 한 상품을 내놓는다.
또 이날은 고양이의 장수를 빌며 고양이 의상으로 고양이 코스프레를 하기도 하고, 스타 고양이의 영상을 보며 기념한다.
이와 더불어 일본에서는 길고양이 대책에 대한 논의도 활발한 편이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TNR(Trap,Neuter,Return)이 있다. TNR은 길고양이들은 중성화시키는 활동인데, 개체수를 조절해 고양이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고 지역사회와의 갈등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일본에서는 길고양이를 '지역 고양이(community cat)'라는 말로 대체해 부르려는 움직임이 있다. 길고양이가 '동네의 이방인'이 아니라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네 구성원'이라는 개념이 내포된 셈이다.
◆반면 한국은?=요즘 애묘인들이 늘었다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이 고양이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최근 들어 고양이를 잔인하게 학대하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4일 경기 안양에서 누군가로부터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는 글과 사진이 SNS를 통해 유포되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지난달 27일 충남 천안에 사는 B(25)씨가 자신이 설치한 덫에 걸린 길고양이에게 끓는 물을 붓거나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찌르는 등 학대하고,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11일에는 충북 제천 대학가에서 고양이 '아띠'(일명 루루)가 돌연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바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거된 인원은 2012년 138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5년에는 264명을 기록했다.
한편 한국에도 고양이의 날이 있다. 고양이 전문 그림작가 고경원씨는 2009년부터 9개의 목숨만큼 질기고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남길 기원하는 '아홉 구 (九)', 아프지 말고 오래 주어진 삶을 누리길 응원하는 '오랠 구(久)'의 의미를 담아 매년 9월9일 행사를 열어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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