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53%는 할인가 판매…"정상판매가 신뢰할 수 없어"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화장품 브랜드숍들의 할인 경쟁이 연초부터 치열하다. 시장 포화상태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된 할인정책이 고착화되면서 할인폭은 커지고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한 달에 절반이 넘는 기간동안 세일을 진행하는데다 출시 1~2개월도 안된 신상품도 최대 반값에 판매하면서 정상판매가의 개념도 사라진 지 오래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더페이스샵은 이달에 할인을 총 15일을 진행했다. 한 달의 절반이 넘는 기간동안 정상가보다 싼 제품에 판매하는 것이다. 특히 출시한 지 1~2개월밖에 되지 않은 제품들도 할인품목에 대거 포함됐다.
실제 이날까지 총 7일간 진행되는 '1일1득템 7일간의 행복' 할인전에서는 신상품 예화담 포맨 스킨ㆍ로션(각 150㎖ㆍ2만8000원) 제품 하나를 구매하면 같은 제품을 하나 더 준다. 더프레시 포맨 수분크림(50㎖ㆍ1만9000원)과 더시그니처 각질 재우는 보습 크림(50㎖ㆍ2만8000원) 마찬가지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1일1득템 할인전은 비정기적인 행사로, 재고처분의 목적보다는 신상품ㆍ베스트셀러 제품을 중심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할인전은 멤버십 데이(2월4~11일) 종료 2일만에 다시 개최된 행사기도 하다. 더페이스샵은 멤버십 데이 기간동안 할인 대상 제품을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일부 제품의 경우, 멤버십 데이 대비 더 높은 할인가에 판매되기도 했다. 한 소비자는 "잦은 세일로 정가를 신뢰할 수 가 없다"며 "할인 일수를 따져보면 총 15일로, 한 달에 절반은 할인가에 판매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니스프리도 이달 18일까지 총 3일간 '신년 빅세일'을 진행했다. 세일 기간은 3일로 짧지만, 대상 품목에는 신상품이 포함됐다. 대표적인 제품은 '비자 시카 밤(40㎖)으로, 기간동안 30% 할인해 1만5400원에 판매했다. 이외에도 신년 빅세일에서 판매되는 신상품은 총 12종이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세일 대상은 온라인전용, 노세일 제품을 제외하고 모두 할인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주기에 대해서는 "이니스프리같은 원브랜드숍ㆍ패스트코스메틱 카테고리에서는 신제품 출시 사이클이 따로 정해져있지 않아 매달 신제품이 나오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잇츠스킨도 20일까지 이달의 할인전을 진행한다. 지난 6일 진행된 '잇츠러브스토리' 세일을 고려하면, 절반이 넘는 기간이다. 신제품도 세일기간에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잇츠 탑 프로페셔날 하이핏 립스틱'은 20%, '바디 블라썸 블루 멜로우 바디 시리즈'(오일ㆍ스크럽ㆍ미스트)와 '바디블라썸 화이트 가드니아 바디미스트', '바디 블라썸 핑크 그레이 프후룻 바디미스트'는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빈번한 할인 행사로 소비자들도 둔감해졌다는 걸 알지만 시장이 커질대로 커진 상황이라 고객 유치를 위해 어쩔수 없다"며 "특히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이후 한국을 찾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세일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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