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고]외부감사인 징계, 교각살우를 경계해야

시계아이콘01분 52초 소요

 


[기고]외부감사인 징계, 교각살우를 경계해야 황문호 경희대 회계세무학과 교수
AD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회계분식사건을 주도한 회사 경영진에 대해서 법원의 1심 유죄판결이 내려진 가운데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절차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하여 여러 차례의 제도적 변화를 꾀한 바 있다. 2003년부터 도입된 회계제도개혁법을 비롯하여 2011년부터는 국제회계기준을 새로운 회계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나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하는 회계투명성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이 높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 재무보고에 대한 기업과 경영자의 안일한 인식, 즉 회계분식을 어느 정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태도에 기인한다. 더불어 경영자의 회계부정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는 외부감사인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 따라서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회계분식 사건에 부실한 회계감사가 연루되어 있다면 이를 강력히 제재함으로써 회계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한편 우리나라의 감사품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다만 부실감사를 적발하고 징계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과 이를 수행하는 공인회계사간에 감사품질에 대한 역할과 책임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제조기업은 표준화된 공정과 설비를 통해 생산품의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전문화된 인적용역을 제공하는 회계법인이 개별 업무단위의 감사품질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회계감사는 소수의 공인회계사들이 팀을 이루어 수행하는 독립적인 업무인 한편 회계법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들의 전문가적 역량이나 윤리적 가치관, 그리고 위험에 대한 태도는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회계법인은 내부적인 품질관리규정을 수립하고 구성원에 대해 지속적인 교육을 수행하며, 규정위반자에 대한 엄정한 징계를 통해 법인 전체의 감사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품질관리제도를 엄격하게 운용한다 하더라고 소속회계사들이 전문가로서 수행하는 업무과정을 모두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기에 감사업무에서 품질문제가 발생한다면 담당회계사에게는 수행한 감사행위와 윤리적 태도부문에서, 회계법인에게는 품질관리제도의 운영부문에서 그 책임소재를 살펴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회계법인이 최선을 다해 품질관리제도를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문제라면 원칙적으로 전문가 개인의 문제로 귀착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며, 담당회계사의 부실감사와 더불어 회계법인 차원의 방조나 묵인이 있었다면 응분의 책임을 함께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관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를 맡았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책임범위를 다시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속 공인회계사들이 전문가로서 수행한 감사업무에 문제점이 발견되었다고 하여 이를 그대로 회계법인 차원의 의사결정으로 간주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계법인의 책임은 관리자로서의 의무수행 관점에서 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회계법인 차원의 품질관리가 부실하게 이루어졌다면 강력한 징계조치가 내려지는 것이 마땅하겠으나, 회계법인 차원의 품질관리가 충실히 수행되었고 해당 분식사건에 조직적인 관여가 없었다면 회계법인 전체를 업무정지의 대상으로 조치하는 것은 과중한 징계라고 할 것이다.


평판과 명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회계업계의 특성상 업무정지 처분은 회계법인의 해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존속이 불투명해지면 2300여명 임직원의 일자리 상실, 1400여개 피감사 기업들의 감사인 교체부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소액주주들의 잠재적 보상가능성 하락 등 많은 사회적 비용과 선의의 피해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법과 제도는 참여자로 하여금 관련규정 준수를 요구하고 잘못을 징벌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법과 제도가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시대에 맞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준수와 징벌의 합리적 균형이 갖추어져야 한다. 또한 징벌은 잘못을 교정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계도의 차원에서 실시되는 대응책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사태로 비롯된 외부감사인의 책임소재 규명과 징계 조치는 전문가 조직의 속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자칫 소의 못난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다.


황문호 교수 (경희대 회계세무학과)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 뉴스 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