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소환 15일 영장청구땐 이틀 후 심사
하만 임시주총도 같은날, 인수 악영향
李 부회장, "모든 진실 성실히 말할 것"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원다라 기자]13일 오전 9시26분, 두터운 검은색 코트를 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소에 나타났다. 지난 달 12일에 이어 두번째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서였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실히 섬심껏 말씀드리겠다"는 말을 남기고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어 10시에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무도 특검에 도착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순환 출자 고리 해소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는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은 "어떠한 특혜도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상황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경영 혁신을 위해 인수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은 오는 17일(현지시간)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합병건을 최종 의결한다. 시총 270조의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영장 재청구 여부와 하만 주총이 겹치는 '운명의 금요일'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16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특검은 약 3주간 추가 혐의 입증에 주력해 왔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 법원은 실질 심사를 거쳐 오늘 17일경 구속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가뜩이나 하만의 일부 주주들이 삼성전자와의 합병에 반대하면서 몸값을 높이려고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 가능성이 대중에 회자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자칫 하만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의 경영 혁신을 도모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 삼성전자 주주들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하만을 80억 달러(약 9조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이재용 부회장은 하만 인수를 통해 전장 분야를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었다.
현재 하만의 일부 주주들은 삼성전자가 제시한 인수가격(주당 112달러)이 지나치게 낮다고 반대하고 있다. 지분 2.3%를 보유한 애틀랜틱 투자운용은 작년 12월 "2015년 하만의 주가는 145달러를 넘겼고 향후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지난달 초에는 소액주주들이 '추가제안금지' 조항과 과도한 위약수수료 등을 문제 삼아 하만 경영진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시점인데도 이 부회장은 대외 신인도를 유지하는 경영행보는 커녕 특검 조사에 발목이 잡혀 있다. 설령 합병안이 1차 관문인 주총을 통과되면 삼성전자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국가의 반독점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편 지난달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한숨을 돌렸던 삼성그룹은 초조와 긴장에 휩싸였다. 미래전략실 주요 임원과 간부들은 이날 오전 8시경부터 침통한 표정으로 특검 사무실 앞을 지켰다.
한 삼성 관계자는 "계속 부인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혐의를 지적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른 관계자는 "어제(12일) 특검이 전격적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소환 일정을 밝히고 영장 재청구 가능성까지 내비쳐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200만원에 육박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재용 부회장 재소환 등 악재로 이날 오전 장중 190만원대가 무너졌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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