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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세대-떠도는 청춘]벌어진 격차 커지는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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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흙수저'…부러움·시기에서 사회적 공분으로
50억 초과 증여자…'20대 이하' 27% 달해


[부유세대-떠도는 청춘]벌어진 격차 커지는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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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대학을 졸업한 이모씨(27)는 지난달부터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마땅한 취직 자리를 구하지 못하자 아버지가 회사에 나와 일을 배우라고 먼저 얘기를 꺼냈다. 연 매출 1000억 규모의 작은 부품업체지만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장래성은 있어보였다.


다음달부터는 새로 진출한 중국 공장에 가서 일을 본격적으로 배울 계획이다. 이씨는 "주변에 친구들을 보면 어렵게 취업에 뛰어들어 고생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본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하지만 서로 갈 길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와 동갑내기인 박모씨는 최근 한 중소벤처에서 인턴생활을 끝마쳤다. 공유경제 플랫폼을 개발하는 전망 좋은 회사였지만 기대만큼 시장이나 회사가 성장하지 않아 얼마전 정식 채용을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좋은 경험이라고 위로하고 있지만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인턴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취업시장에 뛰어들지 노량진 학원가를 찾을지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점점 통장잔고가 바닥나고 있어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인턴 때 모아뒀던 돈으로는 월세를 내고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박씨는 "여유는 누려보지 못할 정도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형편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집안에 돈이 많거나 부모의 도움으로 사회생활을 손쉽게 출발하는 얘기를 들으면 말문이 막힐 정도로 박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신은 갖지 못하는 것을 태생적으로 누리는 이를 보면 인간은 누구나 부러움과 질시를 느끼게 된다.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도 빈부격차가 극심하게 드러나면서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부러움이나 질시가 사회현상으로 확장되면 곧 분노로 변한다.


최근 사회에서는 2030 청년 세대를 포함해 어린 연령에서도 빈부격차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천양지차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재산 50억원 초과 증여한 사람 412명으로 이들은 모두 2조1773억원을 증여받았다. 한 사람당 평균적으로 52억원을 증여받은 셈이다. 증여를 받은 사람은 연령별로 30대가 14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40대 88명, 50대 86명 등 순이었다.


특히 20대 이하도 39명이나 차지했다. 20대는 29명, 10대도 9명, 10대 미만도 1명으로, 20대 이하가 전체 증여 받은 사람의 27%에 달했다. 이들은 주로 유가증권 1조667억원, 금융자산 7000억원, 토지 1469억원, 건물 762억원 어치 등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어릴 적부터 출발선이 다르다는 '금수저·흙수저' 얘기는 통계보다 현실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누구는 어릴 적부터 수십억원대 자산가로 태어나지만 누군가는 사회에 나오기 전부터 빚쟁이로 전락하게 된다.


최근 통계를 보면 대부분 취업을 하지 않은 청년들은 학비 대출부터 생활비 벌기, 취업을 위한 사교육 등 모든 비용과 육체적 노동을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5월 기준 15~29세 청년 944만9000명 가운데 비경제활동인구는 498만명에 육박한다. 특히 취업준비생 57.5%가 학자금 대출 상환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세대의 빈부격차는 사회적인 분노로 표출되고 있다. 최근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에 서 있는 정유라도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라는 발언으로 공분을 불어일으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숱한 부정비리까지 겹치면서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광화문 촛불시위에 동참하게 된 원인이 됐다. 광화문 발언대에 오른 중·고교 학생들은 "돈도 실력이라던 정유라씨는 우리의 부모님을 욕되게 했다", "청소년들이 박근혜 정부에게 두려움과 인간에 대한 존중을 알려줘야 할 때"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또 재벌가 자녀들의 폭행이나 갑질 등도 끊이질 않으며 쳥년층의 분노 수치를 높이고 있다. 국내 대기업 아들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고급 술집에서 종업원들을 폭행한 혐의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고, 최근에는 술에 취한 중견기업 대표 아들이 기내에서 난동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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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유라 사건을 보면 젊은이들의 분노를 느낄 수 있는데요, '돈도 실력이다'라는 말이 사람들의 심금을 후벼팠죠. 최순실씨의 갑질은 평범한 사람들이 체험하던 특정 부류의 갑질을 엑기스로 보여줬고요.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이 이해되는 지경이 되었고, 여러 가지 쌓인 것들이 터져나오다보니 걷잡을 수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그의 책 '왜 분노해야 하는가'에서 "기성세대들이 청년세대였을 때 한국 사회의 주역으로 세상을 바꾼 것처럼 미래 세대의 주역인 지금의 청년세대들이 깨어나야 한다. 일어나야 한다. 함께 나서 지금의 한국을 바꾸어야 한다. 정의롭지 못한 현실에 함께 분노해야 한다. 청년세대만이 의로운 사회라는 또 한 번의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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