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대세라지만"…소신 따라, 인연 따라 '마이 웨이'하는 현역의원들

유승희, 김병욱 의원 이재명 시장 캠프 합류 선언
안희정 지사 캠프에는 충청 출신 의원 많아

유승희 의원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김병욱 의원이 9일 이재명 성남시장의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초선인 김 의원(분당을)은 지역구가 이 시장 ‘관할 지역’에 있어서 평소에 가깝게 지내는 사이로 알려져 있고, 유 의원(서울 성북갑)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 3선 의원으로 이 시장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다.

유 의원은 “현재 촛불 민심은 구시대의 적폐 청산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에 이 시장이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해 캠프 합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 캠프 대변인인 제윤경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변방 주자라 볼 수 있는 이재명 후보에게 두 의원의 합류는 천군만마와 같다"며 두 의원의 캠프 합류를 환영했다.

이들 외에 이 시장의 중앙대 후배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과, 사법시험 동기인 정성호 의원도 이 시장을 돕고 있다.

이 시장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시기에 나온 두 현역 의원의 이 시장 캠프 합류 소식은 민주당에서도 화제가 됐다. 민주당의 수도권 중진 의원은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3위 후보를 돕겠다고 나서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대세와는 관계없이 본인들의 소신대로 정치를 하는 것 같아서 보기가 좋다”고 말했다.

잃은 게 없는 전직 의원이나 정치신인과 달리 지킬 게 많은 현역의원이 특정 의원 지지를 선언하는 게 마냥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지지 하지 않은 후보가 대권이나 당권을 쥐게 될 경우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이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높은 대권 주자 캠프에 상대적으로 많은 현역의원들이 몸담기 마련이지만 인연 따라, 소신 따라 ‘마이웨이’를 하는 의원들도 있다.

안희정 충남도시자 캠프에는 백재현(광명갑) 박수현(공주) 정재호(덕양을) 조승래(유성갑) 김종민(논산계룡금산) 박완주(천안을) 의원 등이 몸담고 있다.

충청 지역의 기대주답게 대전과 충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 많은 게 특징이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백재현 의원과 조승래 의원은 안 지사와 오랜 인연이 있다. 백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운영했던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서 안 지사와 한솥밥을 먹었고, 정 의원은 안 지사의 고려대 동문으로 둘은 친구 사이이다.

무소속 이찬열 의원(가운데)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선언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옆에는 3선의 이찬열(수원 갑) 의원이 있다. 손 의장의 보좌관 출신인 이 의원은 손 의장이 강진 생활을 청산하고 정계에 복귀하자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아 있다.

민주당에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의원이 10명 정도 있지만 아직까지 이 의원 외에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은 없다. 이 의원은 경기도 의원 시절에 손 의장이 한나라당을 탈당하자 동반 탈당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의리파' 이 의원을 ‘손학규의 천정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천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 선언을 했을 때 지지의사를 밝혔던 유일한 현역 의원이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당내에 ‘유승민계’를 형성할 정도로 적지 않은 현역의원을 우군(友軍)으로 두고 있다. 3선인 이혜훈(서초 갑) 이학재(인천 서구 갑) 김영우(포천) 김세연(부산 금정) 의원을 비롯해 재선인 오신환(관악 을) 박인숙(송파 갑) 유의동(평택 을) 홍철호(김포 을) 의원 등이 유승민계로 분류된다.

유 의원 측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뭉쳐 있는 다른 계파와 달리 유 의원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하는 의원들이 (유 의원이 추구하는) 보수의 가치에 공감해 자연스럽게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과 바른정당 대권 후보를 놓고 경쟁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캠프에서 활동하는 현역 의원은 아직까지는 없다. 남 지사의 든든한 우군은 과거 한나라당 쇄신을 이끌었던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트리오’의 원 지사와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이다. 정 대표는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는 자리에 있어서 ‘공식적으로는’ 남 지사를 도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