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드스트롬 끔찍"…공적 권한, 사익에 사용 논란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노드스트롬 백화점이 자신의 딸 이방카를 부당하게 대우했다고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이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가족들의 사업에 위해 대통령 권한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다시 들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내 딸 이방카가 노드스트롬으로부터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이방카는 위대한 사람이다. 언제나 내가 올바른 일을 하게 한다! (노드스트롬의 처사는) 끔찍하다!"라고 덧붙였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이방카 트럼프의 의류·악세서리 판매 중단 계획을 밝혔다. 이방카 트럼프 제품 판매가 부진하다는 이유에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노드스토롬 판매 사이트에서 지난해 12월 초 71종의 이방카 트럼프 제품이 판매됐으나 최근엔 신발 4종만이 재고 상품으로 할인 판매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노골적인 '이방카 편들기'에 나서면서 '이익충돌'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윤리 법률 자문을 맡았던 리차드 패인터 변호사는 "대통령답지 못한 행동일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더 훨씬 나쁜 (영향을 미칠) 행위"라면서 "공적인 권한을 사익을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의 성토도 잇따랐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밥 캐이시(민주) 상원의원은 초당적인 독립 기관인 정부윤리청(OGE)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 문제에 대해 비판한 내용을 다시 소개했다. 정부윤리청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을 앞두고 '트럼프그룹' 운영을 두 아들에게 맡기고, 재산은 신탁 방식으로 관리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미국 대통령이란 공직에 비춰 매우 미흡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업 자산 매각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일은 (트럼프) 가족 사업에 관련된 일이라기 보다는 딸이 공격받은 것에 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딸을 보호하기 위한 행위이므로 개인 사업이나 정책과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인 셈이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노드스토롬에 이어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의 퇴출이 다른 소매업체로 확산될 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할인 판매 전문점 T.J.맥스와 마셜스의 모기업인 TJX컴퍼니도 지난주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 제품을 별도로 진열하지 말도록 지시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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