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국내 중견기업 10곳 중 6곳은 미국 트럼프 정부 시대가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정부의 국정 기조에 대한 한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는 경제ㆍ외교 분야 한미 협력강화를 꼽았다.
9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 따르면 중견기업 367개사를 대상으로 한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 조사결과, 응답자의 62.9%가 '부정적'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57.5%), '보통'(36.8%), '매우 부정적'(5.4%), '긍정적'(0.3%) 순이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보호무역 강화와 동맹국 상호주의에 입각한 미군 주둔 국가 방위비 인상 요구가 기업 이익 감소, 세부담 가중,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영향을 미쳤다.
또 트럼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리쇼어링(해외에 나간 자국기업ㆍ생산시설들의 회귀)과 해외 기업의 미국 내 공장 유치 정책에 대해서도 중견기업의 32.7%가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TPP 탈퇴, 멕시코 공장 이전과 설립 저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 언급 등에 따라 미국 시장 진출기지로서 멕시코, 베트남 등지에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피해가 잇따를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중견기업들은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산업 투자의 정책을 긍정적인 기회 요인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14.2%)이 '부정적'(9.5%) 보다 높았다. 미국 내 경기부양에 따라 대미 수출과 현지 인프라 시장 진출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는 희망이 영향을 줬다.
이러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우선 과제로 중견기업의 43.6%가 '경제ㆍ외교 분야 한미 협력강화'를 요구했다. '한미 통상마찰 가능성에 대비한 대응방안 점검 보완'(24.5%), '경기부양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주요 투자대상 산업에 대한 기회 활용'(15.5%), '미국과 중국 통상마찰 및 무역분쟁으로 인한 중국 수출부진 완화'(11.4%), '일자리 창출과 기업친화적 환경조성 등의 정책 벤치마킹'(4.6%) 등이 뒤를 이었다.
반원익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가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활동이 커다란 위협에 직면했다"라며 "정부는 경제ㆍ외교 컨트롤 타워를 조속히 확립하고 포괄적 정책 대응과 양국 간 소통 강화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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