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봄철을 앞두고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 보은에서 11개월 만에 구제역이 확진된데 이어 고병원성 조류독감(AI)도 13일 만에 의심 신고도 접수됐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북 김제시에 위치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AI 의심축 신고는 지난달 24일 이후 13일 만이다.
해당 농가는 산란계 12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이날 폐사가 발생해 농장주가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의심축 신고에 따라 관할 지자체는 농장에 대한 출입 통제와 이동제한 조치 등 방역조치를 실시했다.
농식품부는 해당 농가에 대한 확진 결과는 늦어도 9일께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에는 전북 정읍시 야생조류 분변에서, 2일에는 전북 전주시 왜가리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 또 4일에는 고창 동림 저수지 가창오리 폐사체에서 H5형 AI가 확인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야생조류 이동경로 등에 있는 가금류 농가 등은 출입자와 차량의 통제와 청소·소독 철저, 그물망 설치·보수 등 차단방역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이날 충북 보은에서 구제역이 확진되자 정부가 전국 소·돼지 농장 등을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를 발령했다.
구제역으로 전국 단위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식품부는 가축방역심의회를 열고 이날 오후 6시부터 7일 오후 12시까지 30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를 시행키로 했다.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구제역 의심축이 신고된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은 지역적으로 거리가 있는 만큼 최소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두군데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초기 방역을 강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국 소와 돼지 등 우제류 가축과 관련한 축산인과 축산시설, 차량 등을 대상으로 이동을 할 수 없고, 도축장이나 사료공장 등 축산 관련 작업장에 출입이 금지된다. 축산 관련 차량은 운행을 중지한 후에 차량 내외부 세척과 소독을 실시하게 된다.
다만 가축 치료나 사료 보관·공급을 목적으로 불가피하게 이동해야 하는 경우 시도 가축방역기관장 승인 하에 소독 등 필요한 방역조치를 실시한 후 이동할 수 있다.
지난 5일 충북 보은 젖소 농장에서 신고된 의심축이 이날 구제역으로 최종 확진됐으며, 전북 정읍 산내면 한우 농가(48두)에서도 구제역 의심축이 신고됐다.
정읍 농가에서는 임상관찰 결과 일부 소에서 구제역 증상인 침흘림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진다. 자세한 정밀검사결과는 이르면 이날 오후 중으로 나올 예정이다.
지난 5일 충북 보은 젖소농장 구제역 의심축은 구제역으로 이날 최종 확진됐다. 해당 농가 195마리 젖소는 모두 살처분돼 매몰됐다.
아울러 정부는 충북과 전북지역의 우제류 가축에 대해 이날 오후 6시부터 13일 오후 12시까지 7일간 타 시도로 반출을 금지한다. 발생 초기 구제역이 타 시도로 전파?확산 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며 도내 이동은 허용된다.
정부는 또 전국에 사육중인 소 농장 10만2000호, 3300만마리에 대한 구제역 백신 일제접종을 실시키로 했다. 충북 보은 젖소농가의 항체 양성률이 20%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해 취약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조치다.
농식품부는 일시 이동중지 발령과 관련해 대상농가와 축산관계자에 대해 문자를 송부하고 공고문을 게재하는 한편 생산자단체 등 자체연락망을 통해 발령내용을 사전에 전파키로 했다.
또 일시 이동중지와 반출금지 조치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축산농가, 협회, 계열사 및 지자체 등 방역주체에서 구제역 차단방역 활동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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