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액 지수, 편의점·슈퍼마켓 늘고 대형마트는 감소
1인 가구 뿐 아니라 맞벌이 부부들도 간편식으로 간단한 식사 선호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대형마트 저녁 9시30분 넘어서면서부터 가격 할인 스티커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한 바퀴 돌 때마다 가격이 달라져요." "폐점시간 다 되면 특히 수산물 코너 할인폭이 엄청 커지는 것 다들 아시죠. 특히 의무휴업 전날 가면 더 싸요. 저는 주로 이 때 장봐요."
인터넷을 통해 회자되고 있는 이른바 '장보기 팁'이다. 대형 마트의 경우 즉석 조리식품이나 신선식품의 신선도 문제로 폐점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남은 제품에 스티커를 붙이며 할인한다는 내용이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쇼핑 형태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필요한 것만 적당히,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1인 가구가 늘고 식료품이나 생활용품을 대량 구매할 필요가 적어지면서 구매 채널에 따른 매출액 변화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작년 12월 전년동월대비 1.6% 증가했다. 주로 거주지 인근 채널의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작년 12월 편의점 판매는 전년동월대비 13.9% 늘었고 슈퍼마켓도 2.0% 늘었다.
반면 대형할인점은 0.4%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편의점 소매판매액(경상금액)도 작년 12월 1조6352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5.5% 증가했고, 슈퍼마켓도 3조1328억원으로 5.2% 증가했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은 집에서 가까우며 소량 단위로 포장된 제품을 판매한다. 접근성이 좋지 않지만, 대량 단위 포장 제품을 싸게 판매하는 대형할인점에 비해 1인 가구 등이 소량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이 타깃이다.
업계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며 빠른 속도로 발을 맞추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80g짜리 소포장 김치(올반 김치)를 출시했고, 오리온은 인기 제품을 한 번 먹을 분량으로 (4종, 2개씩) 포장한 제품을 선보였다.
오뚜기는 지난해 컵 형태 용기에 즉석밥과 소스를 넣어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컵밥(맛있는 오뚜기 컵밥, 6종)을 출시했고, 동원산업은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생선구이(동원간편구이)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1인가구가 소포장 제품의 주요 고객이었다면 최근에는 음식을 한 번에 남기지 않고 간편하게 먹으려는 2인가족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필요한 것만 적당히 사서 먹는 소비 형태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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