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정상들과 잇단 말싸움·막말 통화…美기업·FSB 거래 허용도 당혹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정상' 외교에 지구촌이 당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 없다"고 말하지만 외교무대의 기존 형식 파괴도 마다하지 않는 그의 스타일을 바라보는 미국 안팎에서 논란과 고민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의 국가조찬기도회 연설에서 최근 외국 정상들과 가진 통화를 둘러싸고 들끓는 논란에 대해 "별 문제 없을 것"이라며 "외국 정상들과 갖는 통화에서 때로 미국의 이익을 위해 거칠게 말해야 할 때도 있다"고 강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통화 중 난민 프로그램 등을 놓고 말싸움했다. 그는 통화 중 평정심마저 잃고 화까지 내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심지어 "다른 나라 정상들과 지금까지 해온 통화 가운데 최악이었다"는 막말까지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가진 통화에서도 논란을 빚었다. "'나쁜 놈들'을 막지 못하면 멕시코에 미군을 보내겠다"며 고압적인 자세로 나왔던 것이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언론들도 일제히 "미국의 기존 동맹관계를 흔드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스타일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는 이후 백악관 출입 기자들 앞에서 "호주를 존중하지만 문제가 있다"며 "무엇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만든 난민 합의에 심각한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방송 인터뷰에서 "이런 내용이 유출된 게 불행하고도 위험한 일"이라며 엉뚱하게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기업과 러시아연방보안국(FSB)간의 일부 거래에 대해 허용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미국 안팎의 인사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것은 물론이다.
FSB는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강력히 제재한 정보기관이다. 이와 관련해 CNN방송은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을 공격하면서 러시아에는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냈다"고 꼬집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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