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성 약해…22팀 중 나이키 전무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열두 팀, 챌린지(2부리그) 열 팀 중 나이키에서 만든 유니폼을 입는 팀은 없다. 아디다스를 입는 팀은 클래식의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 챌린지의 부산 아이파크뿐이다. 덴마크 브랜드 험멜을 다섯 팀(전북, 인천, 포항, 경남, 수원FC)이 입고, 스페인 브랜드 조마를 세 팀(전남, 광주, 강원)이 입는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로고를 왜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 보기 어려울까?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스포츠브랜드의 양대산맥이다. 미국경제지 포브스가 지난해 6월 선정한 '2016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나이키는 가치 275억 달러(31조 원), 매출액 300억 달러(34조 원)로 스포츠브랜드 중 1위였다. 아디다스는 가치 70억 달러(8조 원), 매출액 153억 달러(17조 원)로 그 뒤를 이었다.
유럽축구는 두 브랜드가 경쟁하는 주무대다. 나이키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스물여섯 개 클럽에 유니폼을 공급한다. 아디다스는 열여덟 개. 같은해 브라질월드컵(6월 13일~7월 14일) 본선에 오른 서른두 나라 중 나이키는 브라질, 잉글랜드, 한국 등 열 팀, 아디다스는 아르헨티나, 독일 등 아홉 팀의 유니폼을 제작했다. 그런데 K리그에서는 왜? 이유는 K리그가 시장으로서 매력이 없다는 데 있다.
나이키는 지난 2013년부터 중국프로축구연맹과 '포괄 계약'을 하고 중국리그 열여섯 팀 유니폼을 모두 공급하고 있다. 중국 자체 추산 프로축구팬 수는 약 1억 명 이상. 1억 명이 모두 나이키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면 광고 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이다. 유럽 5대리그 역시 매 시즌 각 팀 유니폼이 약 1300만 장 팔리는 거대 시장이다. 그에 비하면 K리그는 작다.
나이키는 지난해 11월 9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ㆍ레알 마드리드)와 최대 4000만 유로(497억 원)에 종신 계약을 했다. 포보스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호날두가 축구경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 등을 하면서 나이키가 얻은 경제 효과는 4억7400만 달러(5471억 원)였다. 나이키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 2012~2019년 현금 600억 원, 물품 600억 원 등 1200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K리그에 스타가 많다면 나이키, 아디다스도 움직일 것이다.
이재호 FC서울 마케팅 부장(43)은 "유니폼 공급 업체를 찾을 때 브랜드 이름을 보고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팀과의 상호작용과 연관성, 선수들이 입기 좋은 기능성, 가격 등을 보고 결정한다"고 했다. 나이키 한 관계자는 "K리그 팀들도 지켜보고 있다. 제안을 했을 때 K리그 팀 중 협상에 나선 팀이 없었을 뿐이다. 기회가 되면 언제든 유니폼을 지원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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