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모두 대선 중도 포기 공통점
이번에는 모두 강한 완주 의지
텐트 합류 시기, 방식, 경선 룰 등 갈등 불씨도 많아
물러설 곳 없는 3인, 누가 텐트 차지하나
[아시아경제 유제훈·황진영 기자] ‘제3지대’에서 빅텐트를 치겠다는 '반문(反文)' 진영의 설계도가 스몰텐트 구축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국민의당을 플랫폼으로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전 국무총리)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합류한다는 게 지금까지 드러난 밑그림이다. 이 윤곽대로 완성된다면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 정 이사장, 손 의장이라는 3개의 기둥을 갖춘 스몰텐트가 제3지대에 들어서게 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31일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완전 결정된건 아니지만 최소한 안철수-손학규-정운찬 이런 라인에서는 우리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에서부터 기 싸움을 예고하고 있어 실제로 스몰텐트가 완성되기 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스몰텐트 구축 방법과 시기, 경선 룰 등 분란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손 의장 측은 당장 지난달 26일 박 대표와의 회동에서 국민주권개혁회의의 '개혁'이 들어가는 당명(黨名) 개정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의장이 지난달 조직한 정치 결사체인 국민주권개혁회의는 일반회원만 11만여명을 보유해 18만여명의 당원을 보유한 국민의당과 외견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정치적인 우군(友軍) 없이 단기필마로 뛰고 있는 정 이사장도 정치 세력 규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사장은 동반성장이라는 가치에 동의하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정치 결사체를 조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 이사장은 국민의당과의 대선연대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피하면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정 이사장 측 관계자는 "우리도 안 전 대표처럼 기본적으로는 선(先) 자강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스몰텐트 합류가 점쳐지는 안 전 대표, 정 이사장, 손 의장 등 3명은 모두 대선에서 중도 하차한 공통점이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담판을 통해 투표일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전격 사퇴했다. 정 이사장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야권의 이명박, 박근혜에 맞설 수 있는 여권 후보로 부상했지만,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기도 전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소중하게 여겨왔던 원칙들을 지키면서 정치세력화를 추진할 능력이 없다”는 게 사퇴의 변이었다.
손 의장은 2007년 대선에서는 여당인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 2012년에는 야당인 민주통합당 경선에 나섰지만 각각 정동영, 문재인 후보에 밀려 본선행 티켓을 획득하는데 실패했다.
지금 뜨는 뉴스
이들 3명 모두 이번 대선에서는 완주 의지가 어느 때 보다 강하다. 올해 70세인 정 이사장과 손 의장은 다음 대선을 기약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서울시장 후보와 대선 후보를 양보한 안 전 대표가 이번에도 중도에 포기한다면 '철수' 이미지가 고착될 우려가 있다.
국민의당의 한 중진 의원은 "3명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이유가 있다"면서 "이들이 뜻을 모아서 스몰텐트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유제훈·황진영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