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재향군인회(향군)가 갈길을 잃었다. 향군 선거관리위원회가 회장선거에 출마한 후보 2명의 자격을 모두 박탈하면서 선거를 치룰 수 없어 1년 넘게 회장을 뽑지 못하게 된 셈이다.
1일 향군에 따르면 향군 대의원들은 최근 새 회장을 뽑기 위한 임시 전국총회를 오는 24일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한다고 공고한 바 있다.이번 선거는 작년 4월에 중단됐던 선거 일정이 재개되는 것이어서 당시 출마했던 후보 2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선관위가 이들의 후보 자격을 모두 박탈하면서 선거가 정상적으로 치러지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자격이 박탈된 후보들이 선관위 결정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진통이 예상된다. 이들은 후보 자격을 되찾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군은 2015년 말 조남풍 당시 회장이 비리 혐의로 구속기소 되자 작년 1월 그를 해임하고 그해 4월 새 회장을 뽑는 선거를 하려 했다. 그러나 조남풍 회장을 선출했던 2015년 4월 제35대 회장 선거 당시 조 회장과 마찬가지로 금품 살포 주장이 제기됐던 일부 후보들이 다시 선거에 출마하자 향군 관리감독기관인 국가보훈처가 선거를 이틀 앞두고 중단 지시를 내렸다. 당시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회장 직무대행인 박용옥(75ㆍ육사 21기) 전 국방부 차관을 포함한 5명이다. 이들 가운데 3명은 금품수수가 만연했던 2015년 선거에도 출마해 차기 회장으로 부적합하다는 지적을 받고 최근에는 검찰에 고발돼 수사를 받은바 있다.
이에 대의원들은 작년 6월에도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박성국 향군회장 직무대행이 응하지 않자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최근 승소했고 이에 따라 당시 중단됐던 선거 절차가 재개됐다.
조남풍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인사청탁과 함께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김창보 부장판사)는 배임수재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회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배임수재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 추징금 6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전 회장이 취임 직후인 지난해 4∼6월 향군 산하 향군상조회 대표로 임명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모씨, 박모씨에게서 각각 6000만원, 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조 전 회장이 향군회장 선거를 앞둔 지난해 3∼4월 전국 대의원 200여명에게 "내게 투표해달라"며 10억여원을 건넨 혐의(업무방해)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2014년 10월 사업가 조모씨에게 '회장으로 당선되면 향군 경영총괄 자리를 주겠다'는 각서를 써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실제로 사업에 도움을 주지 않았고 돈을 받을 당시 조 전 회장이 사업을 맡길 지위가 아니었다는 이유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